◀ 앵커 ▶
절름발이 정책이다, 내 편만 보는 외눈박이다, 정치권에서 서로 상대방을 비방하면서 실제로 쓴 말들입니다.
장애인들이, 비하와 모욕을 하는 표현이라며 이런 말을 쓴 정치인들을 상대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는데, 1년 만에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이광재/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년 7월 28일)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기자회견 (2021년 2월 1일)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
상대편을 신체장애나 정신장애에 비유하는 일, 정치권에서 흔한 일입니다.
SNS나 논평에서도 "내 편만 챙기는 '외눈박이' 대통령", "갈팡질팡 '정신분열'적", 또는 "'정신분열'적 외교", "꿀 먹은 '벙어리'" 툭하면 장애인 비하 표현을 썼습니다.
장애인 5명이 이런 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조태흥 (2021.4.20)]
"내가 왜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태어났을까 하는 자괴감마저도 들었습니다."
소송을 당한 6명의 국회의원들, 하나 같이 "장애인을 모욕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외눈박이'나 '정신분열' 같은 말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말이지, 장애인 비하가 아니라고 우겼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외눈박이', '정신분열' 같은 말은 장애인을 낮춰 부르고 혐오를 부를 수 있는 표현이 맞다고 일축했습니다.
무의식적인 언어 습관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강화한다고 지적하면서, 더구나 국회의원의 발언은 그 영향이 크다고도 꾸짖었습니다.
하지만, 판결 결과는 기각이었습니다.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지만 장애인 개인을 모욕한 건 아니어서, 손해배상을 요구하긴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조태흥]
"대한민국이 정말 인권을 얘기하고 앞으로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나라인지 서글픈 마음입니다."
작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시작된 이번 소송은 딱 1년 걸렸습니다.
법정에 나오거나 소송을 낸 장애인들에게 사과한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두영, 임지수/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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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양소연
'절름발이'·'외눈박이'‥"장애인 비하 맞다"면서도‥
'절름발이'·'외눈박이'‥"장애인 비하 맞다"면서도‥
입력
2022-04-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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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2-04-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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