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죠.
장애란 무엇인지, 함께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데요.
이런 고민을 담은 독립영화가 한 편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어느날 갑자기 장애인이 된 감독의 실제 경험이 담겨 있는데요.
조국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설 수도, 걸을 수도 없습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장애인 콜택시, '장콜'이 있지만, 경증 장애인으로 등록된 그에겐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그래서 차로 10분이면 닿을 곳에 가기 위해 오늘도 1시간을 허비합니다.
[정재익/감독(영화 '복지식당')]
"'장콜'을 쓰려면 지역마다 의사 진단서를 첨부해야 돼요. 그러려면 그때마다 병원을 가야 되는데 이게 쓰는 게 어렵고‥ "
12년 전,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된 뒤 마주한 세상은 '문턱'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문턱을 하나하나 넘으며 글로 써내려간 울분과 답답함은 이제 영화로 태어났습니다.
[강재기 (영화 中)]
"저는, 지체장애 5급으로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감독의 삶이 투영된 주인공 '재기'의 고통은 '5급', 그 글자에서 시작됩니다.
[간호사]
"일어나서 한 번 걸어 보실게요. 팔 한 번 들어볼게요."
거동할 수 없는 중증 장애에도 경증으로 분류된 장애등급 판정의 허술함.
취업은 고사하고, 꺾어진 지팡이 하나 바꾸지 못하는 신세가 됩니다.
(영화 中)
"5급은 지원이 안 되는데‥"
사실상 유일한 이동 수단인 장애인 콜택시도 중증 장애인만 쓸 수 있어 이용할 수 없습니다.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감독은 장애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진짜 원인은 차별이라고 말합니다.
몸이 불편해서가 아니라, 차별을 통해 사회에서 배제되면서 '장애인'이 된다는 겁니다.
[정재익/감독(영화 '복지식당')]
"요즘 아이들은 장애인 보면 무서워해요. 주변에 없으니까. 근데 우리 장애인들을 불쌍한 사람으로 보지 말고 함께 사는 존재로 보면 좋겠어요."
비장애인의 속도와 신체에 맞춰 이뤄진 물리적 공간과 제도.
<복지식당>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방법을 찾고자하는 이들이 모여 만들었습니다.
공동 연출에 나선 비장애인 감독은 장애인 감독의 목소리가 됐고, 제작진도 장애인 절반, 비장애인 절반입니다.
[서태수/감독(영화'복지식당' 공동연출)]
"(장애인들이) 크든 작든 자기 역할을 분명히 다 해주셨어요. 가장 보람 있었던 것도 공동 작업을 아주 균형 있게 잘 완수하고‥"
영화 속 주인공이 절망의 한 가운데서 담담하게 내뱉는 한 마디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부디 제가 자립해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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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국현
"부디 자립해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부디 자립해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입력
2022-04-16 20:30
|
수정 2022-04-1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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