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발의된 법안 살펴보니‥곳곳 허술·보완해야‥

◀ 앵커 ▶

이른 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법조계 현장의 신중론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이번에는 실제로 마련된 법안을 들고, 수사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에게 물어봤더니, 아무래도 곳곳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손구민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 리포트 ▶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검사'라는 말이 4백 번 나옵니다.

이 중 수사와 관련된 50개 조항에서, 검사라는 말이 사라집니다.

검사는 범죄 혐의가 있어 보이면 수사한다, 수사권 명시 조항은 없어집니다.

부패, 경제, 선거범죄 등 6대 범죄에 대한 직접수사권,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 모두 사라지는 겁니다.

오직 경찰에게 보완 수사해 달라 요청만 할 수 있게 되는데, 경찰이 힘에 부쳐 사건 처리가 부실해질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박순철 / 전 서울남부지검장]
"당사자가 억울함이라든지 또 검찰 단계에서 얘기함으로써‥ 그런 부분이 조금 미약하지 않나 싶고‥"

검찰 내부망엔 "나를 경찰로 보내달라", "증인이 법정에서 위증하면 112신고해라" 이런 말들까지 나옵니다.

영장을 둘러싼 혼란도 불가피하다고, 수사 경험자들은 말합니다.

검찰·경찰이 구속과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다는 조항에서 검찰을 빼 버린 건데, 당장 검사만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한 헌법을 어겼다는 논란이 나오는데다, 경찰을 견제할 장치도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
"인신에 대한 구속은 가장 강력한 공권력의 행사입니다.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를 조사해서 확인을 해서 없으면 빨리 풀어줘야 되지 않습니까."

곳곳에 허술한 지점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판사가 피고에게 압수물을 돌려줄 때 검찰에게 조치하라고 통보했는데, 앞으로 경찰에게 하라고 바꿔놨습니다.

재판에 나온 것도, 압수물을 가진 것도 모두 검찰인데, 서둘러 법안을 만들다 실수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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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할 일은 더 많습니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에 연결된 법 조항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같은 불공정 사건, 자본시장법의 주가조작 사건, 지금은 다 검찰에 통보하라고 돼 있습니다.

[김영기 / 전 증권범죄합수단장]
"필요한 경우에 증권선물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공을 요청하도록 되어 있는데‥ (앞으로) 통보하고 검찰총장이 자료를 요구할 필요가 없겠죠."

만약 검찰 수사권이 없어지면, 이들 10여 개 법의 조항들을 하나하나 찾아 고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강재훈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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