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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숨지자 어머니도 떠났다‥방치된 '창신동 모자'

아들 숨지자 어머니도 떠났다‥방치된 '창신동 모자'
입력 2022-04-22 20:27 | 수정 2022-04-2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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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 한복판에서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숨진 지 약 한 달 만에 발견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지병이 있었는데, 아들이 숨지자 돌봐줄 사람이 없어진 어머니도 이어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허름한 주택에 살면서, 변변한 소득도 없었지만 복지 지원은 거의 없었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낡은 주택들이 밀집한 서울 창신동.

    외벽에 쩍쩍 금이 가 있고, 지붕이 부서지고 떨어져 나간 집이 있습니다.

    그제 오전,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된 곳입니다.

    두 달치 수도요금이 90만 원이 나와, 물이 새는지 확인하러 왔던 수도사업소 직원이 이들을 발견했습니다.

    [중부수도사업소 관계자]
    "인기척도 없고 문이 열려있고 그래서 이렇게 보니까‥ 그렇게 계신 걸 보고 이제 경찰에 바로 신고한 거죠."

    집 안의 주방 개수대는 주저앉았고, 그릇을 씻기 어려웠던 듯 비닐로 싸서 음식을 담은 흔적이 보입니다.

    식기에는 잔뜩 곰팡이가 피어 있고 세탁기 앞에는 오래된 빨랫감이 놓여 있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상태를 볼 때 숨진 지 약 한 달 만에 발견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병이 있던 아들이 먼저 숨지자 하반신이 거의 마비된 상태였던 어머니가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이어 사망했다는 겁니다.

    [동네 주민]
    "한두 달 좀 넘은 것 같은데‥ (50대 아들이) 안 보이셨어요. 주위 분들이랑 별로 소통은 없으셨던 것 같고요."

    이들은 별다른 소득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자가 살던 주택입니다. 집 대문에는 전기를 끊겠다는 고지서가 붙어 있습니다.

    체납된 26만 원의 전기료조차 못 낼 정도였습니다.

    두 모자는 기초생활보장 급여 신청을 했지만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해, 기초연금 등에만 의존해야 했습니다.

    살고 있던 낡은 집이 어머니 명의여서 재산으로 잡힌다는 겁니다.

    [동네 주민]
    "집만 있을 뿐이지 무일푼이거든요."

    살아있을 때도 사회로부터 사실상 방치돼 있던 이들 모자는 숨진 뒤에도 한 달이나 방치된 뒤에야 발견될 수 있었습니다.

    MBC 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촬영: 김재현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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