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앞서보신 끔찍한 동물 학대, 강력히 막아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동물에 대한 폭력성이 사람을 향한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인데요.
과연 이 주장의 근거가 뭔지 확인해봤습니다.
◀ 리포트 ▶
각각 20명과 10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강호순의 공통점이 뭘까요.
이들은 주로 여성과 노인 같은 약자를 노렸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모두 첫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개들을 죽였습니다.
유영철은 "살인을 하기 전 개를 상대로 연습했다"고 진술했고, 도축장을 운영했던 강호순은 개를 얼려 죽이거나 굶겨 죽였습니다.
아동성범죄자 조두순도, 기르던 강아지 두 마리를 술을 마시고 집어던지거나 눈을 찌르는 식으로 학대해 죽였습니다.
친딸의 친구를 유인해 살해한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딸이 보는 앞에서 개 6마리를 둔기로 때려죽였다고 법정에서 진술했습니다.
외국을 살펴봐도 비슷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지난 1999년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숨지게 한 고등학생 2명, 범행 전 친구들이게 자신들이 동물을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 2년 전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에서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동물학대범 중 절반에 가까운 45%가 동시에 살인도 저질렀고 36%는 가정 폭력, 30%는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평균적으로 폭력을 저지른 사람 10명 중 7명이 둥물학대에 연루돼 있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를 볼 때 동물학대가 흉악범죄의 직접적인 원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미래나 현재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신호'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김상균 / 한국범죄심리학회 고문]
"(동물 학대가) 폭력을 학습하는 과정이고 동물 학대라는 폭력성들이 인간에 대한 폭력성으로 바로 연결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미국 FBI는 이미 2016년부터 동물학대를 '중대범죄'로 분류해, 관련 데이터를 다른 범죄수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미 동물학대를 실형을 포함해 엄하게 처벌할 뿐 아니라, 마치 우리나라의 성범죄자 신상 공개처럼, 동물 학대자의 실명과 사진까지 이렇게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합니다.
동물학대가 그 자체로 심각한 범죄일 뿐 아니라 치명적인 반사회적인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입니다.
알고보니 전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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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전준홍
[알고보니] 동물 학대, 반사회적 범죄 '예고편'?
[알고보니] 동물 학대, 반사회적 범죄 '예고편'?
입력
2022-04-26 20:34
|
수정 2022-04-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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