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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에 햇빛을 봅니다"‥아조우스탈 제철소의 탈출

"두 달만에 햇빛을 봅니다"‥아조우스탈 제철소의 탈출
입력 2022-05-02 20:33 | 수정 2022-05-0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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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맞서서 최후 항전을 벌이고 있는 마리우폴의 제철소에 숨어있던 민간인 백여 명이 바깥으로 빠져 나왔습니다.

    지하에 갇혀서 고립된 지 두 달 만인데, 아직도 제철소 안에는 9백 명이 넘는 시민들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군은 이 시민들을 인질로 삼아서 우크라이나군의 완전 항복 선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정연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러시아군의 집중포화를 맞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이 도시 최후의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

    몸을 숨기고 있던 민간인들이 잔해를 헤치며 밖으로 걸어 나옵니다.

    폭격을 피해 지하로 들어간 지 두 달 만입니다

    "다 잘 될 거예요. 탈출 버스도 도착했어요."

    '파리 한 마리도 못 빠져나갈 것'이라며 제철소를 포위한 채 고사 작전을 펴던 러시아군이 이틀간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나탈리아 우스마노바/ 마리우폴 주민]
    "두 달이나 어둠 속에서 지냈다니 믿을 수 없어요. 햇빛을 전혀 못 봤어요. 무서웠어요."

    태어난 지 넉 달 만에 지하실로 숨어야 했던 갓난아기도 무사히 다시 햇빛을 봤습니다.

    [피난민]
    (아기 이름이 뭐예요?)
    "'스뱌토슬라프'입니다."
    (예쁜 이름이네요. 아기야 인사하자.)
    "어제 태어난 지 6개월이 됐어요."
    (어제요?)
    "네."

    마리우폴을 방어하기 위해 제철소 안에서 최후의 항전을 벌이고 있는 군인들이 일일이 돌을 나르며 탈출 길을 열었습니다.

    [스뱌토슬라우 팔라마르/ 아조우연대 부사령관]
    "군인들이 몇 톤이나 되는 석판을 팔로 들어 올리는데 아주 힘들었습니다. 망치로 깨며 날랐어요."

    주말과 휴일 이틀간 빠져나온 민간인은 주로 어린이와 여성 1백여 명.

    러시아 국방부도 대피 영상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며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었다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곰팡이가 핀 제철소 지하에는 아직도 9백 명 가량의 민간인이 마실 물도, 먹을 것도, 의약품도 없이 버티고 있습니다.

    현지 방송은 제철소에 다시 러시아군의 폭격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2만명을 살해하고 4만명을 강제 이주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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