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도 어린이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앵커 ▶

내일은 어린이날이죠.

어린이와 가장 멀어야 할 게 있다면 아마 '전쟁'일 텐데요.

하지만 지금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아이들은 집은 물론이고요, 엄마 아빠를 잃고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마리우폴 피란민을 태운 버스.

공갈 젖꼭지를 문 아기가 엄마에 안겨 있습니다.

엄마 손을 꼭 잡은 소녀는 이제야 미소를 조금 얼굴에 담습니다.

폭격 속에서 두 달을 지하에 숨어있다 살아서 나왔습니다.

[나타샤/마리우폴 피란민]
"약국에 유아용 조제분유도 없었어요. 음식 부족으로 젖을 줄 수도 없고, 갓 태어난 아기들은 굶어 죽어 가고 있었어요."

지금도 폭격이 가해지는 서부도시 르비우의 병원에는 어린이 환자 백여 명이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공포를 직접 겪은 아이들은 모두 다 다쳤습니다.

[안나/도네츠크 피란민]
"도네츠크 마을에 있다가 르비우로 왔어요. 제 딸은 전쟁 때문에 스트레스에 너무 시달려 거의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전쟁으로 집이 부서졌고 많은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잃었습니다.

남은 아이들은 마음이 파괴됐습니다.

[소피아 스타세브스카/병원장]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폭탄으로부터 도망치는 고통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세계 전체가 파괴되었어요."

어떤 아이들은 나라 밖으로 도망쳐나가야 했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어린이 병원.

전쟁은 놀이도 바꿔놨습니다. 풍선으로 만든 러시아 탱크를 신나게 터뜨립니다.

[안톤 안드로소프/피란민]
"여기 있는 모든 게 좋아요. 여기에 탈출하게 되어 기쁩니다."

고아가 되고 난민이 된 아이들이 살아갈 날들엔 더 큰 위험이 남아있습니다.

[일리야 요한손/EU 이주 담당 집행위원]
"우크라이나에 많은 고아들이 있습니다. 취약한 아이들이 인신매매되거나 강제입양의 피해자가 될 위험이 아주 큽니다."

유니세프는 러시아 침공 이후 48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집을 떠나 다른 도시나 나라 밖으로 피난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체 아동 750만 명 가운데 3분의 2 수준입니다.

MBC 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편집: 민경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