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자리는 넘쳐 나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
최근 미국 일자리 시장을 대변하는 말입니다.
뉴욕 맨해튼 거리에는 사람을 구한다는 구인 광고가 넘쳐 나고 있고요.
입사만 하면 바로 보너스로 몇천 달러를 주겠다.
이런 회사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직원 구하기 경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지만 그런데도 일 할 사람 찾는 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먼저 뉴욕에서 이용주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각종 상점과 은행, 금융회사 등이 밀집해 있는 뉴욕 맨해튼 중심가.
배달직 구함, 신규직 구함, 모든 자리에 사람 구함…
어딜 가나 채용 공고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흡사 직원 구하기 경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 보다 과감한 제안도 눈에 띱니다.
신규직으로 입사하면 보너스를 1천5백 달러, 우리 돈 180만 원까지 준다는 겁니다.
이 같은 채용 보너스는 이미 대세입니다.
얼마까지 줄 수 있냐고 묻자 구체적인 액수도 말해줍니다.
"채용되면 1천 달러 보너스가 있습니다. 채용된 뒤 3주 교육을 받으면 두 달째에 보너스가 지급됩니다."
기자에게도 지원을 권합니다.
"관심 있으면 지원해보세요. 다른 지점 여러 곳도 직원을 뽑고 있습니다."
시급 17.84달러, 우리 돈 2만 2천 원에 일할 사람을 찾는다는 광고입니다.
지금 뉴욕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5달러인데요.
구인난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이처럼 대다수 업체가 최저시급보다 높은 임금을 내걸고는 있지만 요즘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뉴욕 바로 옆 뉴저지주의 한 주유소.
주유기 6대가 있지만 몰려드는 차량을 감당하는 건 직원 한 명뿐입니다.
[쿠르트 / 주유소 직원]
"(동시에 4~5대 이상 맡으셔야 하네요?) 네, 10대를 동시에 주유한 적도 있습니다."
뉴저지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이른바 '셀프 주유'를 금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줄을 서 있는 차량을 두고도 기름을 넣어 줄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사장은 속이 탑니다.
[레반트 서트바스 / 주유소 사장]
"한 직원이 출근하지 않으면 누가 주유하겠습니까? 다음 교대자에게 빨리 나오라고 전화하고, 그가 올 때까지 주유기를 잠가 놓아야 합니다."
일이 철저히 분업화된 세탁소는 한 명이라도 빠지면 운영을 할 수 없습니다.
'직원 모시기' 경쟁이 이렇게 치열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수연 / 세탁소 사장]
"구인광고를 내거나 어디에다 올려도 지인들에 얘기를 해도 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항상 노심초사하죠. 하루하루 굉장히 걱정스럽게, 혹시 쟤가 내일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항상 그런 조마조마함이 있어요."
이렇게 일할 사람을 찾기 어렵게 된 건 코로나 이후 미국 사회가 맞닥뜨린 변화이기도 합니다.
일과 삶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일터로 돌아오는 사람이 줄었고, 이게 한 원인이 된 구인난은 임금 인상을 이끌어내고,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더 고착화·장기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왕종명 특파원입니다.
영상취재 : 안정규(뉴욕)
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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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집중취재M] 미국은 지금 구인광고 '전성 시대'‥"입사 보너스 1,500달러"
[집중취재M] 미국은 지금 구인광고 '전성 시대'‥"입사 보너스 1,500달러"
입력
2022-05-06 20:01
|
수정 2022-05-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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