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뜨거운 돌판 같은 온열기를 이용해서 암 환자도 고칠 수 있다.
그러니까 병원도 가지 말라면서 난치병 환자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수상한 치유 센터, 이틀 전 보도해 드렸죠.
이 업체는 과거 경찰의 수사를 받았지만 벌금형만 선고받았고, 이후 법망을 피해서 교묘하게 환자들을 끌어 모아 의료행위를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코로나 바이러스가 3시간이면 다 소멸하고 말기 암 같은 난치병도 물리친다는 치유센터.
[입소자]
"의사선생님 안 계세요, 여기 회장님. 여기는 회장님이 직접 치료를 해 주세요."
의료인이 아닌데도, 양자의학에 정통 하다면서 뜨거운 돌판 등으로 사실상의 의료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담낭암 환자+회장]
"아 뜨거워 뜨거워‥"
"아픈 데는 뜨거워요‥아유 잘 참으시네"
[업체 대표]
"(이분) 같은 경우는 이렇게 안 하면 안 돼요. 이거는 악성이니까 악성을 확 잡아줘야 돼."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화상만 입기 십상이지만, 센터 측은 화상이 아니라고 부인합니다.
[업체 대표]
"이게 화상이 아니야. 이게 독소가 빠진 자리야."
이 치유센터는 온열기 등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한 업체 대표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식약처에 신고된 의료기기는 모두 7개로 대부분 적외선으로 통증을 완화한다는 내용뿐, 암 치료 기능 같은 건 적혀 있지 않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역시 마찬가지인데, 의료법과 의료기기법 문제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업체 대표 (유튜브 영상)]
"회사는 여러분들을 도와주는 것이지, 치료하는 데가 아닙니다. 저희는 치료라는 말 자체도 의료법 위반이기 때문에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치유센터에 찾아온 난치병 환자들은 어떻게 알고 온 걸까?
[입소자 아내]
"어떤 사람이 수지에서 왔대. 계속 늘어나‥ (우리는) 한의원 통해서 알았어요."
업체 홈페이지에 소개된 대리점 15곳 가운데 10개가 한의원인데, 이들 한의원을 통해 치유센터를 알게 됐다는 겁니다.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치유센터에서 본 온열기들이 놓여 있는데, 한의원 역시 항암효과가 있는 기기라며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OO 한의원 원장]
"그분이 3개월밖에 못 산다고 했는데 (온열기기와 약침을 쓰고) 멀쩡히 살아 계세요. 그러니까 병원에 가봤자 효과가 없어요."
한의원을 찾았다가 의료기기를 소개받은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이, 체험관과 숙박시설까지 마련된 치유센터에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업체는 2년 전 공산품을 의료기기로 홍보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벌금형만 선고받았고, 의료법 위반으로 적발된 적은 없습니다.
[이동찬 / 의료법 전문 변호사]
"온열치료를 통해서 말기암 환자를 치료하겠다, 또 의사로 믿을 만한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찰과 식약처, 관할 보건소 등은 해당 업체 등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취재진도 일부 취재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재, 장영근, 허원철
영상편집: 나지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유서영
'암 물리친다'는 치유센터‥법망 피하며 환자 유인
'암 물리친다'는 치유센터‥법망 피하며 환자 유인
입력
2022-05-06 20:26
|
수정 2022-05-06 20:47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