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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세계에 알린 강수연, 끝내 숨져

한국 영화 세계에 알린 강수연, 끝내 숨져
입력 2022-05-07 20:11 | 수정 2022-05-0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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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영화배우 강수연 씨가 오늘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틀 전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는데요.

    한국 영화를 가장 먼저 세계에 알렸던 '원조 월드스타'의 너무 이른 영면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국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선시대 여인의 잔혹한 인생을 담아낸 영화 <씨받이>로 1987년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강수연.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의 영화를 전 세계에 알린 첫 쾌거였습니다.

    [강수연 / 1987년 9월 10일]
    "아니 '이러다가 타긴 타는 거 아닌가', '에이 아니겠지' 그랬었는데, 확정됐다는 얘기를 딱 듣고 무지 좋죠. 너무 좋죠."

    2년 뒤 임권택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비구니 역할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삭발까지 감행했습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은 연기에 대한 그녀의 진심과 장인정신을 보여줬습니다.

    이 작품으로 모스크바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까지 거머쥔 강 씨는 명실상부한 '월드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강수연 / 1989년 8월 18일]
    "상을 타는 거 역시 중요하지만요. 그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해서 관객들에게 보여주느냐 그런 것들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불과 10살이었던 1975년 영화 <핏줄>로 데뷔한 그녀는 당시 충무로에는 드물었던 아역배우로 다양한 연기 경험을 쌓아 나갔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녀들의 저녁식사>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상까지 담아내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문화행정가로도 보폭을 넓혔던 그녀는,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정이'를 끝내 보지 못하고 영면했습니다.

    [김동호 /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33년 동안 계속 어떤 때는 친구로, 또는 부녀간과 같은 관계로 쭉 만나 왔는데 갑자기 그렇게 세상을 떠나게 돼서 너무 황망하죠."

    갑작스레 찾아온 병마를 이기지 못한 한국 영화의 가장 큰 별.

    '연기 잘하는 할머니 여배우'라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너무 빨리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영상편집 :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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