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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밤마다 택시대란‥그 많던 택시는 어디로?

[다녀왔습니다] 밤마다 택시대란‥그 많던 택시는 어디로?
입력 2022-05-07 20:17 | 수정 2022-05-0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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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앞으로 주말마다 뉴스의 현장을 찾아가서 직접 보고, 묻고, 또 들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새 코너 '다녀왔습니다', 손령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 ▶

    오늘, 첫 순서죠. 어디를 다녀오셨나요?

    ◀ 기자 ▶

    요즘 밤늦게 택시 잡아보셨습니까?

    ◀ 앵커 ▶

    진짜 대란이라죠.

    그렇게 잡기 어려운가요?

    ◀ 기자 ▶

    오늘 새벽, 강남역 앞으로 먼저 가보겠습니다.

    자정을 넘긴 시각인데요.

    ◀ 앵커 ▶

    도로엔 아직도 차들이 많네요.

    ◀ 기자 ▶

    빈 택시가 설 때마다 우르르 몰려들죠.

    "신사역 가요?"

    ◀ 앵커 ▶

    아, 잡질 못하네요. 이번엔 어딘가요?

    ◀ 기자 ▶

    어린이날 새벽, 합정역 앞입니다.

    "혹시 망원 가요?"
    "사장님 좀 멀리 떠날 건데 갈 수 있어요?"
    "안가요?"
    "신림동이요~"
    "파주! 파주!"

    ◀ 앵커 ▶

    이 시각이면 버스도 지하철도 다 끊길 시각인데‥

    [남연우/대학생]
    "대학교 기숙사에 있기 때문에 그 통금 시간 때문에 빨리 가야 되는데‥"

    ◀ 기자 ▶

    이 학생은 결국 통금 시간을 못 지켰습니다.

    ◀ 앵커 ▶

    택시가 안 잡혀서‥

    ◀ 기자 ▶

    다급하니까 도로 한가운데까지 나오기도 하는데요.

    ◀ 앵커 ▶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요‥

    "이 아저씨 맨날 맨날~"
    "빈차라고 하면서 xx xx"

    ◀ 기자 ▶

    그야말로 전쟁 같은 상황, 저희가 360도 카메라를 택시에 설치하고 현장을 담아봤습니다.

    해가 지면 오히려 잠에서 깨어난다는 홍대입구.

    어둠이 짙게 깔리면, 새로운 전쟁이 시작됩니다.

    "신림 가세요?"
    "안산 얼마예요, 안산"

    취재진이 택시 한 대를 미리 빌려뒀는데요.

    이거라도 태워달라며 취객들이 몰립니다.

    "신촌 가는데 한 번만 태워주시면 안될까요. <촬영 중이에요.> 촬영하시는 건 알겠는데 그냥 태워주시면 되잖아."

    택시가 잘 잡힐 길목을 찾아 이리뛰고 저리뛰는 사람들‥

    공유 자전거나 킥보드라도 잡아야 합니다.

    "안 잡히고 다 예약이고 그래 가지고 결국에는 따릉이 타기로 했어요. <원래 술 먹고 자전거 타면‥> 그런데 좀 몇 시간 다 지났어요."

    비틀비틀 위태롭게 달립니다.

    법적으로 음주 자전거도 단속 대상입니다.

    어떤 택시 기사는 '예약등'을 켜놓고, 손님을 가려 받는다는데요.

    서울시 단속반이 출동했습니다.

    "<지금 예약등을 켜시고 계신데‥> (안성인데) 안산인 줄 알고 착각을 해갖고 (잘못 탄 손님이) 여기서 금방 내리셨어요."

    단속원이 확인하러 다가가면, 황급히 달아나기도 합니다.

    택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회사가 있는 상암까지 택시를 불러보겠습니다.

    30분이 지났는데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여서인지 잡힐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도대체 그 많던 택시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택시 회사에 다녀와 보겠습니다.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택시 차고지입니다.

    멀쩡한 택시 수십 대가 이렇게 세워져 있는데요.

    보험료 등을 감당하지 못해 말소시킨 차량까지 더하면 120대 넘게 쉬고 있는 겁니다.

    택시는 남는데, 운전할 기사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성관/대덕운수 배차부장]
    "빨간색이 우리가 말소시켜놓은 거고 이 까만색이 현재 등록돼 있는 차량인데 이만큼 기사가 부족한 상태이고‥"

    코로나 상황이 결정타였습니다.

    심야 승객이 사라지자 기사들이 떠나갔고, 한때 230명이 넘던 이 업체 기사는 지금 75명까지 확 줄었습니다.

    실제 법인 택시 기사 수는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19년에 비해 30%나 줄었습니다.

    운전대를 놓은 기사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6개월 동안 택시를 몰았던 김근표 씨는, 이제 배달일을 합니다.

    [김근표/배달 라이더]
    "소득 문제 때문에 (택시 운전을) 그만두게 됐고요. 그때 (하루) 10시간을 일해서 200(만 원)을 벌었다면 현재는 6시간을 일하고 200을 버는 그런 셈인 거죠."

    젊은 기사들은 떠나고, 남은 고령의 기사들은 야간 운전을 꺼립니다.

    [황 모 씨/택시 기사]
    "나이 드신 분들은 또 그래도 오토바이 같은 거 타기 어려우니까 그래도 이렇게 남아서 좀 하는 것 같고요."

    택시 기사들이 돌아올 방법은 없는 걸까요?

    기사들 수입을 보장해주려고, '사납금 제도'를 폐지하고 '월급제'를 도입했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안기정/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
    "(사납금 제도와 유사하게) 우리나라처럼 하는 나라가 일본뿐이 없어요. 외국 같은 경우는 대부분 리스(개인택시)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요금 인상'입니다.

    기본요금 3,800원을 7천 원까지 대폭 올려야 한다는 게 택시 사업자들의 논리입니다.

    [문충석/택시운송조합연합회 이사장]
    "벌이가 안 되고 힘들다고 기사들이 그만두는 것 같아요. 이제 요금이 빨리 올라야 돼서 기사들 처우 개선이 많이 돼야 하지 않냐."

    택시비를 공공요금처럼 관리하는 정부 입장에선 받기 어렵습니다.

    대신, 심야 전용 택시 3천 대를 추가 투입하고, 지하철과 버스 운행을 1시간 늘리기로 했습니다.

    효과가 바로 나타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지금까지 택시 대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영상기획·취재 : 김경락, 김우람 / 영상구성 : 허인하 /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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