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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한바퀴] 비행기가 온다‥상괭이와 동백나무는 살 수 있을까?

[지구한바퀴] 비행기가 온다‥상괭이와 동백나무는 살 수 있을까?
입력 2022-05-11 20:17 | 수정 2022-05-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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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사업성 논란이 불거진 부산 가덕도 신공항.

    공항이 들어설 이 지역은 상괭이 같은 보호가 필요한 동식물이 많은 생태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건설이 시작되면 망가질 수밖에 없는 가덕도의 바다와 숲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가덕도 대항항에서 배를 타고 5분 남짓 달려 도착한 가덕도 남쪽 해안의 절벽.

    절벽 위에서 잠시 내려다보자 곧 수면에 하얀 생물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나 둘 셋, 넷… 한 화면에 포착된 것만 세 봐도 10마리가 넘습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한국의 토종 돌고래, 상괭이입니다.

    이맘 때면 가덕도 연안에서는 먹이인 숭어 떼를 쫓아온 상괭이들이 많이 목격됩니다.

    한 달 전 조사에선 이곳 1제곱킬로미터 면적의 바다에서 이틀 동안 모두 127차례 상괭이가 확인됐습니다.

    [류종성/안양대 해양바이오공학과 교수]
    "(좁은 지역에) 이렇게 많은 상괭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전체 바다 면적을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 상괭이가 있을 거고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지만, 지난 5년 동안 그물에 혼획되거나 좌초해 죽은 상괭이는 5천 마리가 넘습니다.

    일주일 전 가덕도 대항항에서 상괭이 한 마리가 또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류종성/안양대 해양바이오공학과 교수]
    "(바다가 매립되면) 물 흐름이 바뀌게 됩니다. 숭어떼들이 이동을 이제 바꾸게 될 수 있고 그다음에 마찬가지 상괭이들도 먹이를 찾아서 (가덕도를 떠날 겁니다.)"

    공항이 지어질 경우 망가지는 것은 바다뿐이 아닙니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공항 조감도.

    가덕도 남부의 산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모습입니다.

    국수봉입니다.

    직접 올라봤습니다.

    1시간 남짓 산을 타자 나타난 동백나무 숲.

    제법 큰 동백나무 2천5백 그루가 넓은 면적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성근/부산 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사실 동백나무 군락지는 많습니다. (그런데) 100년의 세월 동안 이렇게 보존된 곳들은 많지 않습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군사 시설이 있던 이 지역은 오랫동안 사람의 출입이 제한돼 동백나무뿐 아니라 수령이 100년 가까이 된 나무가 많습니다.

    부산 지역에 이런 숲은 국수봉이 거의 유일합니다.

    [이성근/부산 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참나무죠 이거?> 네. 참나무가 이렇게, 졸참나무가 이 정도 크기가 된다는 것들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또 매일 저녁이면 포구에 나타나 어선의 물고기를 노리는 수달.

    그리고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솔개와 같은 희귀 조류까지.

    가덕도는 오랜 세월 이런 동식물들의 소중한 보금자리였습니다.

    [김영석/가덕대항 신공항 생존대책위원회 위원장]
    "국책 사업이니까 어쩔 수가 없겠지만… 이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또 하나 없앤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대규모 토목공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오로지 관심은 수익성과 개항 시기일 뿐, 공존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에 공항을 만들면 제 뒤로 보이는 이 아름다운 풍경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됩니다.

    우리가 공항을 만들면 어떤 것들을 잃게 되는지, 한 번쯤은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재 / 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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