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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때 행방불명된 동생, 42년 만에 찾아‥다른 사람 묘비 밑에 안장

5·18 때 행방불명된 동생, 42년 만에 찾아‥다른 사람 묘비 밑에 안장
입력 2022-05-12 20:16 | 수정 2022-05-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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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5.18 민주화 운동 당시 행방 불명됐던 한 시민이 민주묘지에 묻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매장돼 있던 사실이 42년 만에 확인이 된 건데, 5·18 당시 사라진 일흔 여섯 명은, 여전히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은 광주시민을 향해 집단 발포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14살이던 김광복 씨는 집을 나가 시위 차량에 올랐는데,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채 무려 42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김 씨의 유해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 묻혀있었습니다.

    묘역 1-38번.

    하지만 묘비에 적힌 이름은 김광복이 아닌 양창근 이었습니다.

    [송선태/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
    "이 유해가 행방불명자 김광복의 유가족 유전자와 일치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지난해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무명열사 묘에 매장되어 있던 유해 5구의 DNA를 확인했는데, 이 중 한 구가 당시 고등학생이던 양창근 씨로 확인됐습니다.

    서둘러 양창근 씨 묘에 있던 유해의 DNA를 대조한 결과 행방불명된 김광복씨 가족과 일치한 겁니다.

    [김형석/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
    "실제 데이터베이스를 대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생각지도 않았던 가족이 일치가 나온 겁니다."

    김광복 씨의 형은 민주묘지로 달려왔습니다.

    40년 넘게 찾아다닌 동생을 만나 기쁘면서도 억장이 무너집니다.

    [김사익/ 김광복 씨 형]
    "참, 미치겠다. 여기 있는 걸 여태 몰랐네. 주남마을 쪽에도 가보기도 하고, 강변에 묻혔다는 그런 증언도 있고 그래서 거기도 가기도 하고‥"

    당시 사망자들은 이름도 없는 관에 뉘어져 성급히 장례가 치러졌는데, 이 과정에서 유해가 뒤바뀐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김광복 씨를 포함해 5·18 행방불명자 3명의 신원이 확인됐지만, 아직 76명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영상취재 : 이정현(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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