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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병든 낙타 사체를 호랑이 먹이로‥'충격의 동물원'

[바로간다] 병든 낙타 사체를 호랑이 먹이로‥'충격의 동물원'
입력 2022-05-12 20:31 | 수정 2022-05-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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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구나연 기자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동물들에게 물과 먹이도 제대로 주지 않고, 병든 동물들을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동물원이 있습니다.

    운영자는 결국 동물학대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동물원의 상태, 여전히 충격적이라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문제의 동물원으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9년, 체험형 생태동물원으로 문을 연 대구의 한 동물원입니다.

    50여 종의 동물을 사육하다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2년 전 문을 닫았습니다.

    관리인에게 취재 경위를 설명한 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폐허 같은 동물원 구석에 낙타 우리가 보입니다.

    마른 몸에, 듬성듬성 털이 빠져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낙타 한 마리가 다가옵니다.

    우리 안에는 곳곳에 배설물이 쌓여 있고 물통과 사료통은 지저분한 상태로 비어 있습니다.

    물을 주자 허겁지겁 들이킨 낙타, 동물원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동물입니다.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울음소리를 냅니다.

    이곳에서 일했던 사육사와 함께 다시 현장을 찾았습니다.

    바닥의 천을 들추자 커다란 동물 뼈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사육되던, 또 다른 낙타의 뼈입니다.

    [전 사육사]
    "이쪽이 눈이고, 형태가 여기 앞이 얼굴, 입 부분이고요. 이쪽은 다리나‥"

    2년 전, 다리에 종양이 생겼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은 낙타인데 아직까지 뼈가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더 놀라운 건 그다음.

    동물원의 동물이 폐사하면 지자체에 신고한 뒤 전문 업체를 거쳐 처리해야 하지만, 당시 동물원 원장은 사육사에게 직접 사체를 처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렇게 토막난 사체의 장기 등은 동물원의 다른 곳에 묻혔고, 심지어 병사한 낙타의 살점과 뼈는 원장이 운영하는 다른 동물원의 호랑이 등에게 먹이로 주어졌습니다.

    [전 사육사]
    "자기네들 장사해야 된다고 그렇게 토막을 내서 빨리 없애라는 식으로 하니까‥ 이게 동물 사육사로 할 일이 맞나‥"

    두 낙타가 함께 지낼 때의 영상을 아직도 갖고 있는 사육사는 사체 처리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동물 관련 일을 그만뒀습니다.

    [전 사육사]
    "(낙타가) 가족 같은, 친구 같은 존재여서 그런 거를 저희가 해체를 했다는, 그거에 대해서 저는 좀 정신적으로 트라우마를 많이 받았죠."

    동물원 관계자를 만나 사체 처리에 대해 물어봤더니, 대학에 기증하기 위해 표본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동물원 관계자]
    "낙타 자체가 되게 귀하거든요. 뼈가 남아 있어서 그 뼈를 가지고 학교에다 기증하려고 표본 만들고 있어요."

    혼자 남아있는 낙타에 대해서도, 매일 먹이를 주고 우리도 청소한다며 괜찮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건초를 모아두는 창고가 있다며 안내했는데, 가 보니 건초는 거의 없습니다.

    [동물원 관계자]
    "건초는 오늘 오후에 넘어올 거예요."

    관리자는 낙타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다며, 관리를 좀 소홀히 하긴 했지만 방치하거나 학대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동물원 관계자]
    "반려견도 기자님이 데리고 있다가 어디 가잖아요. 집에 놔두면 밥을 한 끼 안 주잖아요. 이것도 학대겠네요."

    이 동물원은 지난해 초 고드름으로 가득 찬 전시실의 원숭이와, 오물이 쌓인 바닥에 고인 물을 먹는 오리 등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달 말 동물원 원장을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지역 동물보호단체는 현재 남아있는 낙타를 구조하기 위해 매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동물원 측과 의견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은 동물보호단체와 관할구청에 낙타에 대한 구조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바로간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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