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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게 "간첩이냐"

이웃에게 "간첩이냐"
입력 2022-05-12 20:39 | 수정 2022-05-1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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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전쟁은 도시를 파괴하고 또 사람을 죽이는 참상과 피해를 남기죠.

    같은 곳에 살던 사람들을 증오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와 관련된 시설이나 사람들에 대한 혐오가 번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우크라이나 르비우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 조희원 기자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조기자, 오늘 나가 있는 곳은 어딘가요?

    지금 뒤로 보니까, 전쟁으로 폭격을 맞은 것 같은 모습이네요?

    ◀ 기자 ▶

    네, 르비우시 외곽의 자동차 정비소입니다.

    군사시설과는 아무 관계 없는, 이곳 주민이 운영하는 영업장이었지만 지붕이 날아가고 벽도 무너졌습니다.

    한 달 전 러시아군의 폭격을 맞아 4명이 숨졌습니다.

    민가와 별로 안 떨어진 이곳에 가해진 폭격에 주민들의 공포가 커졌고 러시아에 대한 반감은 함께 살던 이웃들한테로 표출됐습니다.

    르비우 시 중심가에서 약 7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교회 건물.

    통나무로 만든 교회 벽면에 노란색 글씨로 낙서가 되어 있습니다.

    다른 쪽 벽에는, 러시아 연방보안국을 뜻하는 'FSB'라는 단어가 쓰여있고, '러시아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습니다.

    이 벽면에 쓰여진 글씨는 '푸틴의 집'이라는 뜻입니다. 이 교회는 지난주 일요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로부터 이렇게 테러를 당했습니다.

    이 교회는 러시아 정교회 소속입니다.

    이 교회 수장인 키릴 모스크바 총대주교는 푸틴의 강성 지지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러다 보니 '러시아 정교회 교인은 러시아의 간첩이다" 는 불신이 더욱 퍼지게 됐습니다.

    [블라드/행인]
    "여기 교회 교인들을 잘 모르지만, 모스크바 정교회를 다니는 걸 보면 (러시아랑) 관련 있는 게 뻔하죠."

    러시아의 폭격은 이런 불신과 반감을 공포로 키웠습니다.

    교회 마당에서 만난 한 할머니 신도는 지난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부터, 백여 명의 신도들이, 매일 테러의 공포에 떨고 있다고 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 신도]
    "6년 전에도 불이 난 적이 있어요. 다음에 또 교회를 태울까봐 무서워요."

    종교는 다르지만 한 지역에서 같이 살고 있었고 어서 전쟁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같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 신도]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아요. 우리 애들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고 있어요."

    우크라이나 르비우에서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 : 권혁용, 김준형
    영상편집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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