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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동물도 부검을?‥동물 학대 밝혀낸다

[다녀왔습니다] 동물도 부검을?‥동물 학대 밝혀낸다
입력 2022-05-14 20:17 | 수정 2022-05-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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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뉴스의 현장을 찾아가서 직접 보고, 묻고, 들어보는 '다녀왔습니다'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상문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 ▶

    이번 주엔 좀 멀리 다녀왔다면서요?

    ◀ 기자 ▶

    예, 영상 먼저 보시죠.

    ◀ 앵커 ▶

    여기는 무슨 병원처럼 보이는데요.

    수술복에, 수술대에‥저기가 어디죠?

    ◀ 기자 ▶

    부검실입니다.

    "잠시만 이거 뭐지 견갑골 골두 부분인 거예요? 아 아니 아니다."
    "이쪽 앞다리 여기 있거든요‥아 안으로 들어갔구나."

    ◀ 앵커 ▶

    부검이면, 사체를 검사하는 곳이라는 거죠?

    ◀ 기자 ▶

    맞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건 사람이 아니라 의문의 죽음을 당한 동물의 사체를 부검하는 곳입니다.

    ◀ 앵커 ▶

    아, 동물도 사인을 밝히려면 부검을 해야 하겠군요.

    ◀ 기자 ▶

    이건, 실제 부검 과정에서 한 고양이를 X-ray 촬영한 사진인데요.

    "흉추 2번에서도 골절이 있는 것으로‥"

    ◀ 기자 ▶

    뼈가 부러진 사실이 드러났죠.

    ◀ 앵커 ▶

    그러면, 사고를 당한 건지, 학대를 당한 건지 조사가 필요하겠네요.

    ◀ 기자 ▶

    이렇게 동물 부검을 할 수 있는 곳이 국내에 딱 하나 있는데요.

    함께 가보시죠.

    바로, 농림축산검역본부입니다.

    이곳에 경찰이 사체를 부검해달라고 요청했다는데요.

    [윤상문/경북 김천]
    "대구에서 학대 의심 사건이 발생한 건데요. 지금 막 이렇게 경찰차가 도착했습니다."

    경찰이 의뢰한 사체는 고양이 한 마리입니다.

    전날 대구에서 발견됐는데요.

    "돌보는 고양이에요? 언제 마지막으로 보셨어요?<어제, 어제, 어제.>"

    수목원 앞 산책로에서 훼손된 채 발견됐습니다.

    [최초 신고자 (통화 녹취)]
    "사고가 났으면 피가 흥건하게 있어야 되잖아요. 피가 없어요. 어디서 죽여서 일부러 보란듯이‥"

    수의사들이 고양이 사체가 담긴 상자를 부검실로 옮깁니다.

    이곳이 바로 동물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진행되는 곳입니다. 이렇게 마스크와 양 장갑, 그리고 덧신까지 신은 채로, 멸균된 상태로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훼손된 부위를 살펴보다, 벌레를 발견하고 따로 수집해 보관합니다.

    [김아영 연구사]
    "구더기나 이런 거를 분석을 하면 사후 경과 시간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15분 가량 육안 검사를 해봤지만,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

    [이경현 연구관]
    "엑스레이 찍어야 될 것 같아요."

    다음날 아침 일찍, 근처 동물병원으로 가서 X-ray 촬영을 합니다.

    [김아영 연구사]
    "동물병원 개설이 되어 있어야지만 수의사도 (X-ray 장비) 취급을 할 수가 있어요."

    사체를 가르는 부검까지 마친 뒤 결국 '학대 정황이 있다'는 1차 소견을 내립니다.

    [이경현 연구관]
    "경추 여섯 번째 골절이 확인됐고, 여러 부분에서 출혈이 관찰이 돼서 외력에 의한 손상이 제일 많이 의심스럽고요."

    그런데, 이런 부검을 왜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하고 있을까요.

    검역본부는 원래 구제역이나 돼지열병 같은 가축의 전염병에 대처하는 기관입니다.

    상황이 달라진 건, 학대당한 동물들의 의문사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복경 /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장]
    "경찰서에서는 병리 전문가들이 여기에 포진되어 있다 보니까, '우리한테 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고‥"

    2019년 102건에 불과하던 부검 의뢰 건 수는 지난해 228건으로 대폭 늘었고, 올 들어 하루 한 번 꼴로 접수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버려진 한 양어장에서 고양이 뼈가 흩어진 채 발견됐는데요.

    [동물 보호 활동가]
    "지금 다리 같은 거를 이렇게 분리를 했어요."

    검역본부에서 이걸 부검해 전체 고양이 사체는 7마리라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이경현 연구관]
    "해부학적 구조와 건조 정도에 따라서 저희가 7마리로 판단을 했습니다."

    지난 4월,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검역본부는 학대 동물을 위한 공식 부검기관이 됐습니다.

    말 못하는 동물들을 위한 '국과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역할을 맡는 셈입니다.

    '다녀왔습니다' 윤상문입니다.

    ◀ 앵커 ▶

    윤 기자, 동물 학대가 갈수록 사회 문제가 되니까, 이런 부검도 필요해진 거네요.

    ◀ 기자 ▶

    네, 무엇보다 동물 학대가 명백한 범죄라는 인식이 더 중요하겠죠.

    ◀ 앵커 ▶

    윤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영상기획·취재 : 김경락 / 구성 : 손령, 허인하 /영상편집 : 안준혁 / 타이틀 : 이승연 / CG : 백지연 권연경 김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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