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 뉴욕주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 난사로 열 명이 숨진 사건.
흑인들을 겨냥해서 계획한 인종 혐오 범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범인은 자신이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밝혔는데, 유색인종이 백인들을 몰아낼 거라는 '백인 대체론'의 신봉자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워싱턴에서 김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총격 당시 경찰 무전]
"총격범이 있다. 총탄이 아직 발사되고 있다."
휴일 오후, 슈퍼마켓에서 울린 총성은 우발적인 총격이 아니었습니다.
18살 백인 남성 페이튼 젠드런은 가능한 많은 흑인을 살해하기 위해 장소와 시간을 신중하게 골랐고, 범행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습니다.
[프래그런스 해리스 스탠필드 /슈퍼마켓 생존자]
"그 순간 모두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제 딸을 잡고 뛰었어요. 뒤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젠드런은 인터넷에 올린 180쪽 분량의 '선언문'을 통해 자신을 백인 우월주의자로 규정하고, 유색인종이 백인 중심의 미국 문화를 소멸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백인 대체론'이라 불리는 음모론입니다.
프랑스의 작가가 2012년 주장한 이 음모론은 유색인종 이민자들이 백인 중심의 유럽 문화를 대체한다는 황당한 내용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벌어진 인종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2019년 51명이 목숨을 잃은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 난사 사건과 같은 해 미국 텍사스 엘패소에서 23명을 죽게 한 총격 사건.
범인들은 모두 이 '백인 대체론'에 몰입돼 있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증오의 풍토병'이 미국에 번지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증오 범죄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막아야 합니다."
이번 총격범은 선언문에서 파키스탄계 이민자인 런던 시장 등 추가 범행 대상도 지목했습니다.
또 선언문에는 다양한 총기에 대한 분석도 담겨 있었는데, 젠드런이 총기를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 알려지면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미국에서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일 버펄로시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총격 사건을 막기 위한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수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도(워싱턴)
영상편집 :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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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수진
흑인 10명 살해 범인은 '대체론' 신봉자‥해리스 "증오의 풍토병 번진다"
흑인 10명 살해 범인은 '대체론' 신봉자‥해리스 "증오의 풍토병 번진다"
입력
2022-05-16 20:35
|
수정 2022-05-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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