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990년 1월, 무너져 가는 소련의 중심부 모스크바에 맥도널드 1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개장 첫날, 미국문화의 상징을 맛보기 위해 시민 3만 명이 긴 줄을 섰고, 개혁개방의 선두에 섰던 보리스 옐친도 매장을 찾으면서 냉전시대의 종식을 예고하는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그리고 오늘, 맥도널드는 러시아 내의 850개 매장을 완전히 닫고,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그 후의 세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역사의 또 한 장면이 기록됐습니다.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맥도날드.
1층부터 2층까지, 햄버거를 사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무인 주문 단말기 앞에 늘어선 긴 줄.
햄버거를 사려는 행렬은 매장 밖으로 길게 이어졌습니다.
[나스탸 모르비나]
"마지막 맥도날드입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지난 3월 러시아철수를 선언했지만 일부 매장 영업을 계속해온 맥도날드가 러시아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예측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러시아 사업의 지속적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고 맥도날드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타티아나]
"1990년대, 맥도날드에서 제 생일을 모두 축하했어요. 제 모든 역사였는데‥"
맥도날드는 소련 공식 해체 2년 전인 1990년 1월, 모스크바 시내 푸쉬킨 광장에 1호점을 열었습니다.
오픈 당일엔 미국 햄버거를 맛보려는 인파 3만 명이 늘어섰고 질서 유지를 위해 민병대가 대기할 정도였습니다.
[발레리 자로프/모스크바 부시장(1990년 1월)]
"오늘 우리는 이곳 모스크바에 맥도날드 1호점을 열 것입니다."
미국에 갈 수 없다면 모스크바에 있는 맥도날드로 오라는 TV 광고까지 등장했습니다.
맥도날드는 공산국가 한복판에 들어선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었습니다.
[칼 퀄스/미국 디킨슨 대학 교수]
"그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한 시대의 끝이었습니다. 소련이 무너지기 약 2년 전이어서 냉전의 쇠퇴를 상징하는 것이었어요."
한 시대의 끝이었고 냉전의 쇠퇴를 상징했다는 맥도날드 모스크바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져온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32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코카콜라와 스타벅스도 이미 두 달 전 러시아 사업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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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진주
'냉전 종식의 상징' 맥도날드‥32년 만에 러시아 사업 완전 철수
'냉전 종식의 상징' 맥도날드‥32년 만에 러시아 사업 완전 철수
입력
2022-05-17 20:29
|
수정 2022-05-1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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