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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의 기억‥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헌사

60년의 기억‥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헌사
입력 2022-05-19 20:38 | 수정 2022-05-1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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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자가 오면 재수가 없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영화 한 편 만들기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50-60년대 우리 영화계 이야긴데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흥행작을 만들어낸 여성 영화인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되살아났습니다.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게 어떤 건지, 다시 한번 되새겨보게 하는데요.

    김정인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아기를 등에 업고 서 있는 여성, 1955년 영화 <미망인>을 연출한 고 박남옥 감독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감독이지만 작품은 단 한 편밖에 못 만들었습니다.

    [신수원/<오마주> 감독]
    "(여성 감독이라) 아무도 투자를 해주지 않아서 직접 스태프들한테 밥을 해가면서 아기를 업고 촬영을 했었다고 해요. 그 이후에는 영화를 더 이상 만들지 못했습니다."

    1962년 영화 <여판사>로 당시 20만 관객을 동원한 고 홍은원 감독.

    필름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신수원/<오마주> 감독]
    "편집실에 가면 아침에 여자가 온다고 재수 없다고 소금 뿌렸다는 게 실제 이야기거든요."

    11년 전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이들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 신수원 감독.

    [신수원 / <오마주> 감독]
    "칼 없이 전쟁터에 있었던 약간 여자 영웅들 같이 느껴졌던 거예요. 당시에 좀 뭔가 주변의 지원이나 격려를 받았다면 우리가 거장 여성 감독들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6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여성 감독 최초로 칸영화제와 베를린영화제에서 모두 트로피를 거머쥔 그조차도 여전히 벽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신수원 / <오마주> 감독]
    "(영화 <오마주>에서) 아들이 얘기하잖아요. "엄마, 영화 하지 마. 아빠가 꿈꾸는 여자들과 살면 외롭대." 그래서 어떤 생각 했느냐면, 모두 다 꿈꾸면 안 되나?"

    선배 영화인들의 기록을 스크린에 복원한 건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헌사입니다.

    그 여정을 배우 이정은이 함께했습니다.

    [이정은 / <오마주> 주연]
    "(여성 편집기사 선배님이) 분실됐었던 필름을 같이 보는 장면에서 후배 영화인에게 살아남으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제일 인상 깊고 지금도 마음이 좀 얼얼하게‥"

    [신수원 / <오마주> 감독]
    "기억 속에서 사라진 그림자 같은 존재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될 사람들이 있잖아요."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윤병순
    영상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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