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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가정서 잇따라 비극‥자녀와 함께 극단적 선택

장애인 가정서 잇따라 비극‥자녀와 함께 극단적 선택
입력 2022-05-24 20:28 | 수정 2022-05-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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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장애인 자녀를 키우던 가정에서 또다시 안타깝고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서울에선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던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고요.

    인천에서는 뇌병변 장애가 있는 30대 딸을 살해한 60대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아파트.

    과학수사대 차량이 줄지어 서 있고, 화단에는 깨진 유리와 시멘트 조각들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제저녁 여섯 시쯤, 이 아파트 21층에 살던 40대 여성이 6살 아들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40대 엄마는 아이와 함께 이곳 화단 안으로 떨어졌습니다.

    [아파트 경비원(목격자)]
    "대포 쏘는 소리하고 먼지가 푹 나길래… 쳐다보니까 사람이 애하고 여자하고 둘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숨진 아이는 발달 지연을 겪고 있던 아동.

    장애 아동으로 등록돼 있진 않았지만 정부 지원으로 2년째 언어치료 등을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성동구청 관계자]
    "발달 재활 서비스라는 별도 바우처 사업이 있어요. 그런 서비스를 받고 계셨던…"

    경찰 조사 결과, 숨진 여성은 장애가 있는 아이를 돌보면서 심한 우울증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비원]
    "근래 와서는 아주머니가 좀 아픈 것 같더라고… 모자를 항시 쓰고 다녀. 지나가도 말도 안 하고…"

    비슷한 시각, 인천에선 30대 뇌병변 장애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60대 어머니가, 수면제를 이용해 장애인 딸을 숨지게 한 겁니다.

    30년간 장애인 딸을 돌봤고, 최근엔 손주도 함께 돌봐온 이 여성은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아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힘들지. 그 딸도 말도 제대로 못하고… 집안에 한 10분에서 한 20분 간격으로 그냥 빽빽 소리 지르더라고."

    지난 3월 수원에서는 초등학교 입학식날 8살 발달장애 아이가, 시흥에서는 20대 발달장애인이 엄마에 의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정부에서 지원받는 활동보조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정도뿐입니다.

    나머지 돌봄을 오롯이 감당하면서 경제활동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며 최근 집단 삭발하기도 했습니다.

    [오민희/발달장애인 부모]
    "이렇게 내 자녀가 외치지 못하니까 부모가 나서서 목소리도 내는 것이고."

    최근 2년간 발달장애인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가족을 살해한 건 알려진 것만 18건에 이릅니다.

    MBC 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 영상편집: 조민우 / 영상제공: 김시민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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