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정 나이까지는 월급이 오르다가, 그 나이가 지나면 월급이 내려가는 '임금피크제'.
직원은 일자리를 계속 가질 수 있고 기업은 고용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 고령화 시대 많은 기업들이 도입해왔는데요.
대법원이 '비용 줄이기'만을 노린 임금피크제는 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습니다.
업무량이나 강도는 그대로인데 나이 때문에 임금을 깎아선 안 된다는 건데요.
당장 경영계와 노동계 파장이 예상됩니다.
먼저 판결내용, 손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009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한국전자기술연구원.
2년 뒤, 직원 최 모 씨도 만 55살이 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됐습니다.
간부까지 맡아 업무는 더 늘었지만 월급은 크게 깎였습니다.
원래 매달 510만 원을 받아야 했지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면서 퇴직할 때까지 절반 조금 넘는 수준만 받게 된 겁니다.
2014년 연구원을 퇴직한 최 씨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마지막 4년 동안 덜 받은 임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이 8년 만에 최 씨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고 확정 판결했습니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해선 안 된다는 고령자고용법 조항이 그 근거가 됐습니다.
대법원은 "인건비를 줄여 경영을 개선하려고 할 때, 55살 이상만 임금을 깎는 건 정당하지 않다"며 "이런 형태의 임금피크제는 차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임금피크제'가 위법하다고 본 건 아닙니다.
대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은 정당했는지, 노동자 임금은 얼마나 깎였고, 또 그만큼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도 줄었는지, 마지막으로 깎은 임금을 원래 목적에 맞게 제대로 썼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현복/대법원 재판연구관]
"고령자에 대한 적정한 배상 조치를 취하거나 기준에 맞게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수정해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이 정당한 임금피크제의 기준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업마다 임금피크제의 도입 여부나 방식을 두고 재논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김두영 현기택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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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손구민
"'인건비 줄이기'용 임금피크제는 차별"‥대법 첫 판결
"'인건비 줄이기'용 임금피크제는 차별"‥대법 첫 판결
입력
2022-05-26 19:47
|
수정 2022-05-2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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