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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휴게실은 '식초방'? 짐짝 사이서 쉬는 '대통령 경비단원'

[단독] 휴게실은 '식초방'? 짐짝 사이서 쉬는 '대통령 경비단원'
입력 2022-05-30 20:24 | 수정 2022-05-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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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통령실 주변을 경비하는 경찰 소속 101경비단에서 실탄 분실 사고가 발생했다는 MBC 단독 보도 이후, 경비단 내 실태에 대해 추가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실탄 분실 사고를 기강만의 문제로 보기에는 용산 집무실 이전 이후 경비단의 근무 여건이 크게 열악해졌고 피로도도 가중됐다는 건데요.

    무엇이 문제인지, 차현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용산 대통령 집무실 바로 앞에 수풀에 가려진 3층짜리 건물이 보입니다.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101경비단 3개 대대가 지난달 11일 이곳으로 입주했습니다.

    국군 심리전단이 사용했던 건물을 대기 및 생활공간으로 쓰기로 한 겁니다.

    [101경비단 관계자]
    "낡은 폐건물 3층짜리 하나 있는 거 보고, 정말 여기서 생활하는 게 맞나…"

    취재진은 일부 경비단 관계자와 만나 내부의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안문제 때문에 사진을 삽화로 재구성했습니다.

    벽면마다 단원들의 장비가 담긴 종이상자가 가득 쌓여있고, 제복이 걸린 옷걸이가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구두와 슬리퍼 등 각종 신발이 널브러져 있고 가방 등 개인용품도 바닥에 널려 있습니다.

    개인장비를 보관할 전용 사물함은 물론 옷장 등도 없어서 뒤섞은 채 쌓아둔 겁니다.

    이렇다 보니 경비단 내부 대화방에선 '탄띠를 빌려가신 분은 가져다 달라', '모자와 신발 잘못 가져가신 분 갖다달라'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모두 보안상 민감한 장비들입니다.

    짐을 둘 곳도 없으니 사람 쉴 곳은 더 없습니다.

    [101경비단 관계자]
    "여기에서 수백 명 수십 명 있어요…이런 사이에다가 이제 (의자만 놓고) 앉고 쉬는 거야."

    냉장고도 없어서 각종 음료수 병들이 창틀과 바닥에 놓여 있고, 여름이 다가오는데 에어컨조차 없습니다.

    잠시 누워서 쉴 수 있는 휴게실의 침상도 단 30여 개뿐.

    1개 대대가 120명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데, 샤워실 부족 때문에 제대로 씻지도 못한 단원들이 이용하면서 악취를 풍자하는 방 이름까지 생겼습니다.

    [101경비단 관계자]
    "이름이 뭐냐 하면 식초방, 빙초산방이라고…식초 냄새가 너무 강하게 나. 발냄새, 못 씻고 이제 눕다 보니까…"

    문제는 다음 달 청와대에 남은 인력이 추가로 넘어와 공간이 더 좁아질 거라는 겁니다.

    101경비단 1개 대대는 아직 이곳, 청와대에 남아 관광객 관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이 단원들 역시 조만간 임무를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에 복귀합니다.

    취재진이 접촉한 101경비단 관계자들은 열악해진 생활 여건에 근무시간까지 늘어나면서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호소했습니다.

    당직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뒤에도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의 이유로 불려나오는 일 등이 잦아졌다는 겁니다.

    일부 단원들이 근무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례가 있다는 복수의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 영상편집: 류다예 / 삽화: 강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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