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듯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보니 경비단 내부에선 지휘부를 향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지휘부가 뒤늦게 고충처리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보니, '짐을 줄여라' , '청와대 가서 쉬고와라', 이런 임기응변식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어서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용산 101경비단에 절대 오지 말라'는, 채용 관련 온라인 익명게시판 글입니다.
101경비단원으로 보이는 작성자는 '참담한 상황이다', '지휘부가 헛짓만 한다'고 적었고 비슷한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일정 기간 근무하면 승진이 빠른 곳인데도, 지원을 만류하는 글이 올라온 겁니다.
취재진이 입수해 살펴본 경비단 내 익명 대화방 분위기도 비슷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인데도 지휘부는 근무만 생각한다', '얘기해봤자 우리끼리 도돌이표고 소통이 없다'는 불만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지휘부도 뾰족한 대책이 없었습니다.
불만을 접수한 관리자급 직원은 '개인 짐을 최대한 집에 가져가라', '씻거나 휴식하는 건 다른 건물을 최대한 활용해달라'며 달랬습니다.
휴게 공간이 부족하니 용산을 벗어나 청와대에서 쓰던 기존 시설을 활용해달라는 지침까지 나왔습니다.
[101 경비단 관계자]
"사실 직원들 입장에서는 더 이게 피곤할 수밖에 없는 게, 근무 끝나고 와서 피곤한데 또 그쪽(청와대)으로 넘어가야 되는 상황이‥"
경비단원들은 24시간 당직근무를 할 때 '2시간 경비-4시간 휴식' 패턴을 모두 4번 반복하는데, 4시간 휴식할 때 청와대까지 가서 쉬고 오라고 했다는 겁니다.
불만이 누적되자, 경비단은 최근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문건을 보면 경비단은 "열악한 시설과 생활공간 부족 등 많은 어려움을 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여러 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샤워장과 탈의실 공사를 완료했다며, 다음달 중에 일부 휴게공간을 추가하는 한편 건물도 가을까지 개조하겠다고 약속한 겁니다.
하지만 최소 올해 여름은 지금의 공간에서 버텨내야 한다는 뜻이어서 경비단 안팎의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비단은 용산 이전 후 과로나 격무를 호소하며 병원 진료를 받은 단원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오늘에서야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형/영상편집 :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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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수한
[단독] "지휘부 뭐하나" 내부 불만 폭발에 뒤늦은 설문조사
[단독] "지휘부 뭐하나" 내부 불만 폭발에 뒤늦은 설문조사
입력
2022-05-30 20:28
|
수정 2022-05-3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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