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5월 물가상승률, 5.4%입니다.
작년 5월에 비해 이만큼 올랐다는 건데요.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약 14년만입니다.
특히, 밀가루는 1년 만에 26%, 식용유 22%, 돼지고기 20%, 경유는 무려 45%가 올랐습니다.
물가가 오르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작년 4월만 해도 2%대였는데, 3%대로 올라서는 데 여섯 달, 4%대로 올라서는 데 다섯 달이 걸렸고, 5%대로 올라서는 데는 불과 두 달 걸렸습니다.
물가 상승의 후폭풍,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힘들었던 소상공인들, 특히 음식점들이 내년에 줄줄이 무너질 거라는 경고까지 나옵니다.
먼저 이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중국 음식점.
한 달 전 모든 메뉴의 가격을 1천 원씩 올렸습니다.
짜장면이 이제 7천 원.
그래도 남는 게 없습니다.
나흘에 한 통씩 쓰는 18리터짜리 식용유, 이틀에 한 포대 쓰는 20킬로그램 밀가루.
둘 다 1년 전보다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식용유와 밀가루 값만 한 달에 50만 원이 더 들어갑니다.
코로나로 이미 1억 원 빚을 졌는데, 장사 좀 되려나 했더니 물가가 덮쳤습니다.
[장인수/중국음식점 사장]
"마지못해 그냥 하는 거지. 이제 중국집은 식자재값이 안 떨어지면 희망이 없어요. 아예 가게를 접어야 되나 많이 생각 중이에요."
더 큰 문제는 내년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
해바라기씨유는 60%가 넘습니다.
전쟁 때문에 수확도 쉽지 않지만, 수확하더라도 항만과 저장 시설이 파괴돼 수출도 쉽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도 문제입니다.
미국은 가뭄, 호주는 홍수가 덮쳐, 올해 밀 생산량이 10% 넘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큰 손들은 비싼 값에라도 물량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작은 식당들은 그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장인수/중국음식점 사장]
"밀가루 같은 거 (한 달에) 10번 사기가 힘들어요. 안 줘요. 식용유도 많이 사야 두 통이야, 두 통. 더 안 줘. 없다고."
밀가루와 식용유 값 폭등으로, 내년에 식당들이 줄줄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유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규모가 작을 때는 가격 전가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죠. 그런 경우에는 원가 상승을 그만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결국 수익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세계 각국은 식량 안보를 위해, 줄줄이 곡물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위기에 그대로 노출돼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전승현 /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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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덕영
밀가루값 폭등 후폭풍 - 식당들 줄줄이 무너질 수도
밀가루값 폭등 후폭풍 - 식당들 줄줄이 무너질 수도
입력
2022-06-03 19:43
|
수정 2022-06-0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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