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이미 무관세인데? - 민생대책은 선거용 생색내기?

◀ 앵커 ▶

정부 대책은 뭘까요?

지방선거 이틀 전에 정부가 민생 대책을 급하게 발표했죠.

저희가 검증해봤더니, 효과가 거의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밀 관세를 연말까지 매기지 않겠다고 했는데, 확인해 보니 이미 밀가루용 밀은 100% 무관세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고은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방선거 이틀 전인 5월 30일 정부가 발표한 민생 대책 1번.

밀, 돼지고기, 해바라기씨유 등 7개 품목에 대해 올해 말까지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5월 30일)]
"수입 원가 상승 압력을 최대한 완화하겠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우리나라는 밀가루 만드는 밀을 미국, 호주, 캐나다, 세 나라에서 100% 수입합니다.

그런데 이 세 나라는 모두 우리와 FTA를 맺어서, 관세가 이미 없습니다.

정부 대책이 아무 효과가 없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돼지고기도 5만 톤까지는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입 돼지고기의 85%는 유럽, 미국, 칠레에서 들여옵니다.

역시 모두 우리와 FTA를 맺은 나라들이라, 이미 관세가 없습니다.

정부는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70%를 정부가 지원해줄 테니,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대책도 내놨습니다.

이건 효과가 있을까?

밀가루용 밀 수입 비용은 1년 전보다 3천억 원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겠다는 지원금은 546억 원입니다.

나머지는 기업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분 업계에서는 "턱도 없는 지원금", "생색만 내는 정책"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여기에 더해 사용자단체들에 임금인상도 자제하라고 말했습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어제)]
"경쟁적인 가격 및 임금인상은 오히려 인플레(물가 상승) 악순환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인플레이션 시대에 임금을 묶으면, 가장 큰 타격은 저소득층이 받습니다.

[정창수/나라살림연구소장]
"최저임금 인상 논의 자체를 막는 효과,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고통을 받는 건 최저임금 받는 사람들이지, 고소득자들한테는 물가 인상이나 이런 문제가 그렇게 큰 충격이 없거든요."

이런 정도 대책으로 서민들이 버틸 수 있을까?

식량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은 3년은 더 갈 가능성이 큽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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