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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선거 공보물 5억8천만 부, 지구 3바퀴도 감는다

[바로간다] 선거 공보물 5억8천만 부, 지구 3바퀴도 감는다
입력 2022-06-03 20:20 | 수정 2022-06-0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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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기후환경팀 류현준 기자입니다.

    선거가 끝나고, 유세기간 내내 거리에 붙어있던 현수막들이 이렇게 남겨졌습니다.

    이 현수막들은 이제 폐기물입니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건지 또 대안은 없는 건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선거 다음날인 어제 아침.

    투표는 끝났지만 표를 호소하는 현수막은 그대로 거리에 나붙어 있습니다.

    구청 직원들이 선거 현수막을 떼내기 시작합니다.

    [성재영/서울 서대문구청 건설관리과]
    "여기 좀 끊어주세요. 여기 좀 끊어주세요."

    긴 장대낫을 이용해 줄을 끊자, 2주 동안 걸려있던 현수막이 떨어집니다.

    직접 장대낫을 들어봤습니다.

    [류현준]
    "끊을게요. (네)"

    꽁꽁 감겨있는 끈을 끊어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겨우 한 교차로의 현수막을 다 뜯어냈더니, 머지 않은 곳에 또 여러장의 현수막이 보입니다.

    [천기영/서울 서대문구청 건설관리과]
    "(현수막이 진짜 많네요) "네. 엄청 많습니다. (안 힘드세요) 많이 힘들죠. 벌써 등허리에 땀이 줄줄 흐르는데."

    [류현준]
    "지금 작업을 시작한 지 한시간 반이 넘었는데 아직 절반도 떼지 못했습니다. 서대문구에 붙은 선거 현수막을 다 떼려면 아직 두 시간은 더 작업해야 합니다."

    공직선거법에는 선거운동을 위해 설치된 현수막은 후보자가 선거일 후에 철거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수막을 다시 거둬가는 후보자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선거 다음날만 되면 시·군·구청 직원들만 바빠집니다.

    [성재영/서울 서대문구청 건설관리과]
    "약 천여 장 정도 철거를 한 상태입니다. 이번에 후보자 수도 많았지만 유독 더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서대문구에서만 1천장, 전국적으로는 12만 8천장이 넘습니다.

    모두 연결하면 서울에서 도쿄까지 닿는 양입니다.

    일부 현수막은 가방이나 건축자재 등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하지만, 75% 가량은 소각되거나 그냥 버려집니다.

    선거가 쏟아내는 폐기물은 현수막 뿐이 아닙니다.

    선거를 9일 앞둔 지난달 23일.

    공동주택 우체통마다 두꺼운 선거 공보물이 꽂혔습니다.

    지방선거 때는 특히 후보자가 많아 공보물 담은 봉투가 두툼합니다.

    [이견옥/서울 영등포구]
    "별로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 자세히 보지도 않고 또 너무 낭비잖아요."

    [이상우/서울 영등포구]
    "스마트폰이나 이런 것들로 많이 확인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기는 해요"

    이번 선거 때 인쇄된 공보물만 약 5억8천만 부.

    모두 이어 붙이면 지구를 세 바퀴나 휘감을 수 있는 양입니다.

    이런 폐기물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기는 합니다.

    공보물을 재생용지나 온라인으로 배포하는 법안, 재활용이 쉬운 현수막으로 바꾸자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신우용/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
    "시대가 이렇게 달라졌는데. 온라인에 대한 여러 가지 접점들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쪽으로 더 정책적으로 투자라던가 지원을 더 해주면.."

    이에 대해 선관위는 후보자들이 종이 공보물의 홍보 효과가 크다고 주장하는데다 온라인 접근이 힘든 노인과 소외 계층도 있어 고민이라고 말합니다.

    심각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과 종이컵 하나라도 줄이려고 노력하는 시대.

    수십년째 그대로인 선거 풍경이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김재현/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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