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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먹이 찾아 논 헤집는 "오리"‥애타는 농심

가뭄에 먹이 찾아 논 헤집는 "오리"‥애타는 농심
입력 2022-06-03 20:30 | 수정 2022-06-0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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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저희가 앞서, 심각해 지고 있는 가뭄, 그리고 그로 인해서 농작물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어렵게 물을 대서 모내기를 마친 논들에 예상치 못한 불청객들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오리 떼 인데요.

    가뭄으로 먹이가 부족해지자 오리들이 논으로 쳐들어 온 겁니다.

    강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모내기가 끝난 논두렁.

    오리들이 논을 헤집으며 심어진 모를 쪼아먹느라 분주합니다.

    주로 습지에 사는 텃새인 흰뺨검둥오리입니다.

    지난해까지 논 주변에 한 두 마리가 보였지만 올해는 갑자기 오리 무리가 쳐들어왔습니다.

    논 한가운데는 아예 구멍이 뻥 뚫린 듯 비어 있습니다.

    [채성석/농민]
    "오리가 헤엄치면서 먹이활동이라든지 쉽게 말해서 노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심어놓은 모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반짝이는 비닐을 달고, 경적을 울려 오리를 쫒아봐도 그때 뿐.

    가장 효과적인 건 공포탄이지만 철새 보호구역인 순천만 습지 인근이라 사용할 수도 없어, 농민들은 발만 구를 뿐입니다.

    [채성석/농민]
    "정말 좀 짜증나요. 우리가 '새대가리, 새대가리' 하는데 오리가 그렇게 멍청한 것 같지가 않아요."

    오리들의 습격, 원인은 가뭄입니다.

    여수 순천지역의 5월 평균 강수량은 142mm, 하지만 올 5월의 강수량은 예년의 0.4%에 불과한 0.6mm에 불과했습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순천만 습지가 말라버렸고 자연히 먹이도 부족해지면서 오리들이 논을 점령해 버린 겁니다.

    [김인철/전남대학교 생물학과 객원교수]
    "가뭄이 들어서 주변 습지도 말라 있고 얘네(오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어서 논을 가는 것 같아요."

    역대급 가뭄에 오리습격까지 때 아닌 이중고에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박찬호(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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