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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진의 세계는] 왕이가 남태평양으로 간 까닭은?

[권희진의 세계는] 왕이가 남태평양으로 간 까닭은?
입력 2022-06-04 20:22 | 수정 2022-06-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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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주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을 하나하나 방문했습니다.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내세웠지만, 미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요.

    미국을 예민하게 만드는 왕이 부장의 행보, 그 이면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권희진 국제문제전문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남태평양의 작고 아름다운 섬나라 키리바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일주일 전 이곳을 찾았습니다.

    왕이 부장은 키리바시와 포괄적 협력을 추진한다며 특히 인근 캔톤섬의 활주로 개조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중국이 활주로 사용권을 얻게 되면, 미국 태평양 함대가 있는 하와이 3천Km 지점에서 중국 항공기가 뜨고 내리게 됩니다.

    왕이 부장은 이번 순방에서, 지난 4월 안보협력을 맺은 솔로몬제도도 방문했습니다.

    [왕이/중국 외교부장]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 남태평양 국가들의 관계는 전례없이 크게 발전해왔습니다."

    이는 남태평양에 중국 군함의 기항지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솔로몬제도는 특히 미국 해군의 태평양 전진 기지인 괌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왕이 부장이 방문한 키리바시와 솔로몬 제도, 통가, 피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등을 연결하면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띠가 생깁니다.

    중국은 남태평양의 민생을 개선하는 게 목표일 뿐 군사 기지를 건설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변합니다.

    미국과 호주는 크게 당황하고 있습니다.

    [페니 웡/호주 외무장관]
    "우리는 솔로몬 제도와 중국이 맺은 안보 협정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분명히 표시했습니다."

    이 지도를 보시면 일본,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이 중국을 둘러싸고 있죠.

    모두 미국의 우방국들입니다.

    이 선이 연결되면 내륙국가인 중국이 대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되고요, 이건 유사시 중국의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국은 그래서 국가의 명운을 걸고 먼바다로의 진출을 준비해 왔습니다.

    지난 2015년, 중국은 처음으로 국방백서에 대양해군으로서의 역할을 명시하면서 태평양과 같은 대양으로의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지난달 쿼드 정상회의는 그래서 이런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자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바둑돌을 놓듯 남태평양에 미래를 위한 포석을 둔 것입니다.

    미국이 장악했던 태평양으로 중국이 진출하면, 대만 주변 중국해에 집중하려던 미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김한권 교수/외교안보연구소]
    "남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해군력이 투사되기 시작하면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을 전략적, 군사안보적으로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힘이 점점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태평양까지 진출하려는 중국은 이를 뒷받침할 해군력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3번째 항공모함의 진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 중국은, 2035년까지 6척의 항공모함을 확보해 미국의 대만해협 접근을 차단할 계획입니다.

    이제는 해양대국으로서 미국과 승부하겠다는 내륙국가 중국의 야심은, 이번 왕이 부장의 순방으로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MBC뉴스 권희진입니다.

    영상편집 : 이지영 / 영상출처 : 유튜브 Travel Guide, You Should Know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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