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박진준

비조합원 강 씨는 왜 파업할까? "안전운임제 없어지면 운전 못해요"

비조합원 강 씨는 왜 파업할까? "안전운임제 없어지면 운전 못해요"
입력 2022-06-09 20:07 | 수정 2022-06-09 20:13
재생목록
    ◀ 앵커 ▶

    이번 파업의 쟁점은 여러 번 전해드렸듯이, '안전운임제'입니다.

    운송비 후려치기를 막고 화물차 운전자들의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기 위해서 3년 동안 시한부로 도입이 됐습니다.

    저희가 컨테이너 화물차를 운전하는 운전자 한 분을 만났는데요, 한 달 내내 일해서 버는 돈이 3백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그나마 이것도 안전운임제 덕분에 이 정도라고 합니다.

    자 그럼, 제도가 다시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박진준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22년째 대형 컨테이너 화물차를 운전하는 강명길 씨.

    인천항에서 전국 곳곳으로 화물을 실어나릅니다.

    강 씨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번 파업에 동참했습니다.

    [강명길/화물차 운전자]
    "마음이 아프죠. 저도 빚도 많고. 그렇지 않아도 사장님이 전화가 왔는데 전화를 못 받아요."

    조합원도 아닌데 왜 파업을 할까?

    4월 한 달 강 씨의 소득명세서입니다.

    30일 동안 37탕을 뛰었습니다.

    하루에 두세 탕 뛴 날도 있습니다.

    그렇게 번 돈이 1천2백만 원.

    하지만 나가는 돈이 엄청납니다.

    차량 할부금 170만 원, 기름값 340만 원, 고속도로 톨게이트비 60만 원.

    여기에 매달 요소수, 타이어, 오일, 보험료 같은 유지비로 3백만 원쯤 나갑니다.

    이달에는 하필 범퍼가 부서져 수리비가 6백만 원이나 들었습니다.

    세금까지 내고 나면 한 달 버는 돈은 평균 3백만 원 남짓.

    애들 셋 학원비 내고 나면, 마이너스입니다.

    [강명길/화물차 운전자]
    "이렇게 1천2백만 원 했다 그러면 1백~2백은 마이너스 나는 거에요. <그럼 마이너스 난 돈은 어떻게 메우시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도 (대출을) 4천만 원 받았는데 이번에 금리 오른다고. 그래서 처갓집에 가서 빌려 왔어요."

    강 씨가 모는 컨테이너 화물차는 안전운임제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 도입 전에는 어땠을까?

    3년 전인 2019년 인천항에서 삼성전자 아산공장까지 왕복 240Km를 운송하고 받은 돈은 28만 원.

    기름값 10만 원, 톨게이트비 1만 3천 원, 밥값 1만 원에 차량유지비 빼고 나면, 하루 10만 원 벌기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청에 재하청 구조로 얽혀 있다 보니, 가격 후려치기가 심했습니다.

    [강명길/화물차 운전자]
    "보시죠. 이때가 32만 원이 운송료였어요. 근데 이걸 덤핑 쳐서 28만 원에 다녔단 말이죠."

    이러니 무리해서 한탕이라도 더 뛸 수밖에 없습니다.

    [강명길/화물차 운전자]
    "졸음운전을 하게 되는 거고, 휴게소에서 잠자고 그런 경우고 있는 거고."

    안전운임제가 도입된 뒤에는 기본료가 생겨, 같은 거리를 운행하고 42만 원을 받습니다.

    과로도, 과속도 줄었습니다.

    안전운임제는 3년 시한부 제도.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다시 없어집니다.

    [강명길/화물차 운전자]
    "운송료 걱정 없이, 운송료가 얼마다, 아 저기 가는데 얼마다, 이런 것 걱정 없이 정해진 규칙대로 그냥 운송을 했으면 좋겠어요."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이관호 / 영상편집: 박혜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