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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운동부 선배가 폭행‥"비인기 종목이라 말도 못했다."

[단독] 운동부 선배가 폭행‥"비인기 종목이라 말도 못했다."
입력 2022-06-09 20:36 | 수정 2022-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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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대학교 운동부 선수가 선배가 자신을 포함한 후배들을 때리고 성추행했다며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1년이 넘도록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는데, 후배 선수들은 그동안 항의도, 호소도 하지 못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엉덩이가 벌겋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엉덩이 안쪽에는 시퍼런 멍 자국이 선명하고, 군데군데 시커멓게 변한 자국도 보입니다.

    경남 진주의 한 대학 정구팀 소속인 이 학생은 지난해 3월 중순 1년 위인 선배 선수에게 라켓으로 맞았습니다.

    동료의 생일이라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피해 학생 A]
    "생일 당사자는 15~20대, 이 정도 맞았고요. 그리고 (대신) 맞아준 사람은 전부 다 5대 정도… (너무 아파서) 앉지를 못했어요. 진짜로…"

    이 선배 선수는 선수끼리 함께 지내는 기숙사 등에서 술을 억지로 먹이는가 하면, 연습 구장 한쪽에서 주방용 식칼을 휘둘러 위협하기도 했다고 후배 선수는 토로했습니다.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이어졌습니다.

    [피해 학생 A]
    "같이 샤워할 때 오줌 뿌리고 자기 성기를 제 몸에 비비고 할 때 정말 수치스럽고…"

    이 선수는 가혹행위를 당할 때마다 내용을 적어놨는데, 1년 남짓 동안 최소 16건에 이릅니다.

    이 선배 선수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학생은 모두 4명.

    하지만 선수들은 이런 사실을 오랫동안 입 밖에 꺼내지 못했습니다.

    정구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논란이 생기면 팀의 존폐가 불분명한데다, 진로에 대한 불안감이 컸기 때문입니다.

    [피해 학생 B]
    "정구부에 피해가 가거나 또 학교 운동부가 해체되거나… 저희한테 불이익이 갈까 봐…"

    [피해 학생 C]
    "이제 실업팀으로 가야 하는데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언급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결국 참다못한 후배 선수 중 1명이 해당 선배를 경찰에 고소하는 한편, 스포츠 윤리센터에도 신고했습니다.

    관련 사실을 보고받은 학교 측은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에게 기숙사 퇴거 조치를 내렸습니다.

    또 학생지도위원회 등을 꾸려 징계 여부를 논의할 방침입니다.

    가해 선수는 MBC 취재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피해 학생 부모에게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반성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지난 2020년 이후 최근까지 스포츠 윤리센터에 접수된 가혹행위나 비리 신고만 6백여 건.

    이 중 84건에 대해선 자체 징계를 요구했고, 12건만이 경찰 수사로 이어졌습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강건구 /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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