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윤수한

[제보는 MBC] 사장 집에서 잡초 뽑고 변기 고치고‥"사택도 회사 건물?"

[제보는 MBC] 사장 집에서 잡초 뽑고 변기 고치고‥"사택도 회사 건물?"
입력 2022-06-10 20:12 | 수정 2022-06-10 20:33
재생목록
    ◀ 앵커 ▶

    공항철도 회사 건물을 관리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공항철도 사장의 사택에 가서 잡초를 뽑는 등 집수리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공항철도 측은 사장 사택도 회사건물이니까 정당한 업무라는 입장인데, 사장 집 창에 블라인드 달고 좌변기를 고치는 것도 그렇게 봐야 할까요?

    제보는 MBC, 윤수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주택 마당에서 누군가 잡초를 뽑고 있습니다.

    집 앞 보도블록 사이의 잡초도 제거하고, 집 내부까지 들어가 블라인드도 달아줍니다.

    이 집은 인천국제공항부터 서울까지 철도를 운영하는 공항철도 사장의 사택.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사람들은 공항철도 하청업체의 직원들입니다.

    이 업체는 공항철도 회사 건물의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데, 직원들이 사장의 사택까지 가서 집수리를 해온 겁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하청업체의 작업일지를 보면, 작년 4월, 하청노동자 세 명이 사택의 싱크대를 고쳤습니다.

    두 달 뒤엔 두 명이 사택 화단의 잡초를 뽑고, 창문 블라인드를 설치한 뒤 화장실 문도 수리했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직사광선으로 내려오니까 (창문에) 블라인드를 좀 설치해달라… 땡볕 아래서 잔디 깎고 있다 보면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란 자괴감도 들었고."

    에어컨 설치, 좌변기 수리까지 했다는데 지난해부터 1년여 간 확인된 것만 6차례에 이릅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개인 공간을 저희가 그렇게 관리하는 것은 일종의 갑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항철도 측의 해명을 들어봤습니다.

    "사장의 사택은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사옥의 일부"라며, "계약에 따른 관리이며 부당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장의 집을 수리하는 게 계약상 '총무성 지원 업무'나 '기타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요청하는 시설관리'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같은 포괄적 규정을 근거로 회사 건물을 관리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사장 집안일까지 맡긴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점규/직장갑질 119 운영위원]
    "해야 될 일을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갑질을 예방할 수 있는데, 포괄적으로 계약을 맺게 되면 사적인 일까지 (할 수 있습니다.)"

    공항철도 사장은 이후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충청북도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해온 인물로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뒤 1년 만에 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이 사장은 취재진에게 "회사의 입장 외에 더 드릴 말이 없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MBC 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권지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