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값이 오르는 현상, 우리나라나 미국 소비자들이 비슷하게 겪는 고통이죠.
그런데 이 걸로 끝이 아니라 물가 상승이 결국 스태그플레이션, 악성 경기 침체로 이어질 거란 경고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조짐은 벌써 우리 일상 속에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는데요.
이성일 경제전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40도까지 올라가는 실내에서 이뤄지는 도색작업, 차체 표면을 다루는 화학제품, 페인트 값을 따라 수리비는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추선호/자동차 정비소 대표]
"(수리비를) 올리기는 해야 해요. 재료 때문에 오르고 운영하다보면 이것저것 들어가는 비용 많으니까‥"
페인트 값은 올들어 이미 30% 넘게 올랐습니다.
값은 두번째, 구하기 어려운 부품도 있습니다.
[추선호/자동차 정비소 대표]
"<유리도 값이 올랐어요?> 올랐어요. 근데 유리도 없어요. <없어요?> 끼우고 싶은 유리(제품 사려면), 웃돈 주고 사와야 해요."
겉보기에 매출은 늘더라도, 자재값을 내고 나면 주머니에 떨어지는 이익은 전보다 줄었습니다.
[추선호/자동차 정비소 대표]
"<직원을 늘릴 것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겠네요?> 직원을 늘린다고 해서 이익이 날까요?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
물가가 오르는 게 긍정적일 때도 있습니다.
정비소 매출이 커지면 월급 올리고 직원 수 늘릴 수 있고, 사장, 직원들 여유 돈을 다른 곳에 더 쓰겠죠.
이런 소비가 다른 분야에서 새 일자리를 만들게 되면, 물가 오른 것 이상으로 경제규모가 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리비가 올라도 정비소는 더 쪼들리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정반대로, 고용, 사람들의 씀씀이가 줄고 경제가 쪼그라드는 겁니다.
주가가 폭락한 밤새 미국 시장이 이런 악순환을 걱정하는 겁니다.
극약처방 말고는 대응책이 마땅치 않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으려고, 평소의 3배 폭으로 빠르게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랐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안 그래도 좋지 않은 경기를 '침체' 상태로 끌어내리는 결정타가 될 수 있습니다.
[주원 경제연구실장/현대경제연구원]
"(금리 빠르게 올리면 경기에 나쁘다는 사실을) 중앙은행도 알 수 있거든요. 고 인플레이션을 계속해서 방치 했다가 고착화 되면 중앙은행이 정책을 써도 물가를 잡을 수 없고, 그런 장기화되는 불황을 막고자 하는 게 중앙은행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중동 전쟁이 촉발한 오일쇼크가 일어난 1970년대처럼, 물가가 10년 동안 오르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 게 우선이라는 겁니다.
지난달 상승률 5.4%, 전쟁이 끌어올린 원유·식량 국제 가격이 꺾이지 않으면, 우리나라 사정도 미국과 다를 바 없습니다.
물가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이성일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용 / 영상편집 :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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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성일
"값 올라 돈 버는 것 같아도‥"실속없는 장사, 경기침체 신호?
"값 올라 돈 버는 것 같아도‥"실속없는 장사, 경기침체 신호?
입력
2022-06-11 20:06
|
수정 2022-06-1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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