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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고양이와 지하실에서 2주‥절인 음식으로 버텼다

강아지·고양이와 지하실에서 2주‥절인 음식으로 버텼다
입력 2022-06-12 20:06 | 수정 2022-06-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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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동남부 전선에 공격을 집중하면서 그 일대 세력을 확장해오던 러시아군이 갑자기 서부 도시에 까지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면서 수십 명이 다쳤습니다.

    전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수도 키이우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명아 특파원! 그곳 키이우에도 공습 경보가 울렸다면서요.

    많이 놀랐을 텐데, 피해는 없었습니까?

    ◀ 기자 ▶

    네. 이 곳 시각으로 어제 저녁 9시쯤, 공습 경보가 5분간 한차례 울렸습니다.

    공습 경보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미사일 공격이 감지되면 울리기 시작하는데, 키이우 지역에 대한 직접 포격은 없었습니다.

    화면으로 보시는 건 동부 지역 전략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시에 있는 화학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장면입니다.

    러시아군의 포격이 다시 집중되고 있는데 강화되는 러시아군의 공격에 우크라이나군이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지만 이 지역 전황은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이미 세력권에 들어온 남부지역까지 더해 우크라이나 동남부지역을 장악한다는 목표에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서부 초르트키부에 러시아군이 로켓 공격을 가하면서 최소 22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서부지역에 공습을 가한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저희 취재팀은 키이우에 나흘째 머물고 있는데.

    러시아군에 의해 2주간 점령됐던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주민들이 해 준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키이우주 북쪽에 위치한 잘리스야.

    전쟁 초기인 지난 3월, 러시아군이 한달 가까이 점령했던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세르게이, 빅토리아 부부가 저희를 집이 있었던 곳으로 안내했습니다.

    마당이 딸린 주택이 있었다고 했지만 지금은 터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빅토리아/마을 주민]
    "지금도 집을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슬퍼요. 여기 올 때마다 그날들이 생각나요."

    3월 8일, 기습적으로 닥친 러시아군의 점령에 부부는 피난 갈 틈도 없었습니다.

    급한대로 이웃 주민 2명과 강아지 두마리, 고양이 세마리와 함께 다섯평 남짓한 지하실에 숨어 있었습니다.

    [빅토리아/마을 주민]
    "전기, 가스가 끊어지면서 요리를 할 수 없었습니다. 따뜻한 물이 없어서 씻을 수 없었고 (지하실은) 너무 추웠습니다."

    불과 2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숲에는 러시아 전차 4대가 숨어 있었고, 군인들이 수시로 마을을 돌아다녔습니다.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빅토리아/마을 주민]
    "지하실에서 14일 동안 있었는데 그 14일이 14개월처럼 느껴졌습니다. 너무나 힘들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지하실에 보관하던 절인음식을 먹으며 보름을 버티다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이틀 뒤엔 러시아 전차의 포격으로 집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차를 타고 대피하는 주민을 향해 총을 쐈고 생존한 여성들은 따로 데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실종된 사람은 더 많다고도 했습니다.

    [세르게이/마을 주민]
    "총소리가 났어요. (러시아군이) 여자 두명을 차에서 데려갔고 (총에 맞은) 운전사는 7일 동안 길바닥에서 버려져 있었어요. "

    러시아군이 2주간 머물렀던 마을입니다.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건물이 외벽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마을의 주택 120채 가운데 80%가 모두 파괴돼 수리가 불가능한 상태.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이다"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에 나온 부부는 참상의 현장을 한국에 생생히 전해달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 김신영, 장영근/영상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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