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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공정의 끝판왕'‥"하버드 교수면 부르는 게 값"

[단독] '불공정의 끝판왕'‥"하버드 교수면 부르는 게 값"
입력 2022-06-13 19:44 | 수정 2022-06-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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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정'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회자됩니다.

    아마도 허위 인턴 증명서, 논문 대필 같은 말로 뉴스를 장식한 전 현직 법무장관들과 그 자녀의 이야기가 많았겠죠.

    불공정하게 쌓아올린 이른바 '입시스펙'.

    우리가 허탈해 하는 건 대부분 잠 줄여가며 힘겹게 입시의 문을 두드리는데, 돈과 인맥을 쥔 누군가는 넓고 빠른 길로 쉽게 그 문을 통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일 겁니다.

    MBC가 오늘부터 돈만 주면 '스펙'을 만들어 준다는 입시 컨설팅의 실태를 집중 보도할 텐데요.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대담하게 대필, 대작, 대리시험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해준다는 입시 종합 컨설팅의 실체를 정혜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입시 컨설팅 업체가 즐비한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강남.

    해외 대학에 가고 싶다며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성적은 물론 각종 대회 입상과 논문, 자기소개서까지 모든 걸 관리해준다고 합니다.

    특히 강조하는 건 논문이나 대회 입상 등 이른바 '스펙' 만들기.

    최근의 논란을 의식한 듯 하나같이 대필이나 대리시험은 없다고 말합니다.

    [A 입시컨설팅 학원]
    "사실 이번에 논란이 좀 많았던 게 리서치(연구 논문) 있었잖아요. 뭐 대필 의혹…"

    과연 그럴까.

    참여할 대회나 봉사활동 등이 1천 개가량 된다고 자랑하는 한 학원.

    구체적인 상담에 들어가자 온라인 대회는 강사가 함께 시험을 친다고 합니다.

    [A 입시컨설팅 학원]
    "(코딩 올림피아드 대회는) 요즘에는 다 업로드를 하거든요. 저희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 같이 작업을 해서… <그렇게 해도 돼요?> 문제없어요. (그렇게 해도) 법무부 장관도 되더라고요."

    학교 과제를 원격으로 풀어주는 건 기본.

    [A 입시컨설팅 학원]
    "(숙제) 모르겠으면 보내면 돼. 그러면 선생님들이 이렇게 풀어줘. 그걸 체크해서 숙제에다 집어넣으면 다 A가 나오는 거야."

    에세이도 대신 써줍니다.

    [A 입시컨설팅 학원]
    "학부모님한테 전화드려서 이거 도저히 '노답'이라서 저희가 써줘야겠습니다 라고… "

    연구 논문 작성도 필수 코스.

    [B 입시컨설팅 학원]
    "(최근 미국대학 입시에서) 가장 뜨는 게 뭐냐면 리서치(연구 논문)예요. 가장 확실해요 그게. 그래서 지금 복잡하고 말이 많은 거예요."

    [C 입시컨설팅 학원]
    "(학부에 가서도) 제4저자라도 올라가면 굉장히 큰 스펙이야."

    국내외 유수 대학의 교수들 논문에 이름을 올리는 겁니다.

    [B 입시컨설팅 학원]
    "(학생이) 연구를 하겠어요? 그런 거 없어요. 복사하고 데이터 (정리). 지도교수님이 논문을 쓰는데 한국 교수도 해주고 미국 교수도 해주고. 그래서 돈이 많이 드는 거예요."

    비용은 약 1천만 원에서 시작합니다.

    [B 입시컨설팅 학원]
    "그건(비용은) 논문 따라 달라요. 선생님에 따라 다르고. 하버드 교수가 쓰면 뭐 부르는 게 값이겠죠."

    한 컨설팅 업계 종사자는 업체들이 주로 비인기학과 교수들에게 '논문 거래'를 제안한다고 증언합니다.

    [컨설팅 업체 관계자]
    "(인터넷 커뮤니티에) 광고가 하나 올라왔었는데 예일대에 있는 교수라 그랬어요. 알아봤는데 진짜 그 교수가 맞더라고… 펀딩을 못 받는 과들이 있잖아요."

    대학 입학까지 모든 스펙을 만들어주는 비용은 약 8천만 원.

    대필, 대리시험은 엄연히 불법이지만, 업계에선 이렇게 유명 대학에 입학시키는 걸 '꼼수'라고 말합니다.

    [C 입시컨설팅 학원]
    "얘를 갖다가 포장을 잘해서 대학교를 잘 붙이는 일을 꼼수라고 합니다. 케이지(우리)에다가 가둬 우리가 모이 주는 거죠. <안 되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많이 해요?> 많이 하죠."

    돈 있는 집 자녀들이 입시에 훨씬 유리한 현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입시'를 '불공정의 끝판왕'이라고 요약했습니다.

    MBC 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유다혜 / 취재지원: 김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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