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집중보도해드린 '불법 입시컨설팅'의 실태, 오늘도 이어가겠습니다.
주로 해외 대학 입시 준비생들, 국내 대학 특정학과 입학을 노리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스펙 컨설팅'이 있다고 합니다.
200만 원 정도 내면 창의력 대회, 발명대회 같은 데서 대통령상, 장관상을 받게 해준다는 겁니다.
한 학원장은 이렇게 따낸 대회 입상 실적으로 내신 9등급인 학생을 국내대학 3곳에 붙였다고 자랑했습니다.
정혜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초·중·고교생들이 해마다 7천여 건의 발명품을 겨루는 발명 대회.
1등은 대통령상, 2등은 국무총리상, 3등은 장관상입니다.
장관급 이상 상만 37개에 달합니다.
또 다른 발명대회도 장관급 이상 상이 30개 걸려 있습니다.
돈만 내면 이런 대회들에서 '장관상'을 받아준다는 학원 원장을 수소문해 찾아갔습니다.
[입시 컨설팅학원 원장]
"제가 못하면 안 하죠. 세계창의력대회는 아시죠? 저는 한 100명 입상시켰어요. 하여튼 장관상은 많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어렵지 않냐고 하자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입시 컨설팅학원 원장]
"<발명을 애가 못 하고…> 그러니까 알려주는 거죠. 제가. <어디까지 알려줘요?> 제품까지 다 완결을 시켜주는 거죠. <다 만들어줘요?>"
대회 하나당 비용은 240만 원.
1년에 8개까지 할 수 있는데, 한꺼번에 하면 개당 150만 원까지 깎아준다고 합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1타 3피. 가성비가 좋아요."
입상 실적들을 입시에 활용하는 건 주로 해외대학 준비생들.
힘 안 들이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권위 있는 상'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요즘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선 인기입니다.
[대회 참가 경력 학부모]
"200만 원에 한 나라의 장관상인 거예요. 얼마나 싸요. 발행처가 장관이야. 얘기가 달라지는…"
이 업체 컨설팅을 받은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직접 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대회 참가 경력 학부모]
"(국제고 다니는데) 아이들이 하는 건 아무것도 없고, (온라인 시험은) 농구하다가 그냥 잠시 핸드폰 켜가지고 얼굴 보여줬고…"
국내 대학 입시에 활용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국내 입시에는 소프트웨어 전형 있죠? 아무개가 있는데 완벽한 9등급이었어요. 근데 (국내대학)세 군데 붙였어요. 스펙 15개."
지난해 교육부 한 곳에서만 각종 대회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나간 장관상이 601장.
학원들은 협회 측과의 인맥으로 수상은 떼 놓은 당상이라 대놓고 홍보하는 상황입니다.
[대회 참가 경력 학부모]
"(협회에) 확인을 하겠다. 그랬더니 저를 잡는 거예요. 내부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자기는 지금 이게 되는 건데… 그걸 건드리면 안 되니까."
이런데도 각 부처들은 "수많은 대회를 일일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사후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수상 취소 등 조치를 취할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김정은 / 자료조사: 고재은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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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혜인
[단독] 장관상 하나에 2백만 원‥내신 9등급도 3곳 합격
[단독] 장관상 하나에 2백만 원‥내신 9등급도 3곳 합격
입력
2022-06-14 19:51
|
수정 2022-06-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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