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컨설팅 학원들은 입시에 전혀 대비하지 않은 학생도 해외 유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제시합니다.
전공을 '미술'로 바꾸는 겁니다.
실기 능력보다는 창의력이 드러나는 작품집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면 되는 해외 입시 제도의 특징을 노리는 건데요.
문제는 여기에 교수의 '대작'은 물론 부당한 작품 거래까지 동원된다는 겁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암호기술로 만든 디지털 작품, NFT를 사고파는 거래소.
한 학생의 그림으로 만든 NFT가 100만 원에 팔렸습니다.
거래자는 학생의 엄마였습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이거 샀어요. 100만 원에. 엄마가. <아, 내가 사주면 되는 거예요?> 그럼 이거 엄마가 사지. 내가 사요?"
요즘 해외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컨설팅 학원이 권하는 방법입니다.
가족이나 학부모들끼리 서로 사주며 실적을 쌓는 겁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100명 이제 오면은 99번 거래를 할 수 있잖아요. 우리 서로 사주기. <근데 이게 대학 갈 때 도움이 돼요?> 그것처럼 완벽한 게(포트폴리오) 어디 있어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
실기 능력보다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해외 미대의 특성을 공략하는 건데, 뒤늦게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솔깃한 제안입니다.
'대작'을 지도하는 교수도 소개해줍니다.
[서울 모 대학 특임교수]
"(우리와 달리)외국 같은 경우는 입학을 해서 미술을 배우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스펙을 볼 수밖에 없고요."
작품 하나당 가격은 1천만 원 수준으로, 1천만 원을 더 내면 전시회도 열어줍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알바생 쓰고 그러면 저렴하게도 할 수 있는데 (입학할 때) 교수가 쉽지… 조교 시켜서(하는데) 조영남도 자기가 그리는 건 아니잖아요."
원장은 자신의 딸도 이런 식으로 미국 유명 미대에 입학시켰다고 합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제 애도 도움받아서 했어요. 얘가 미술 한 적이 없어서요. 한국은 실패할 확률이 좀 있는데요. 미국은 입학 다 시켰어요."
영국의 한 미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한 작가는 이런 행태가 결국 한국 학생들에 대한 입학 문을 좁힌다며 분노했습니다.
[영국 미대 교수 출신 작가]
"(학생들한테) 어떻게 (주제를) 모를 수가 있니 네 작품인데 그러면 선생님이 그냥 하라고 해서 한 거라고… 그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영국 내에서는 벌써 몇 년 전부터 한국 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기 시작했거든요."
일부 특권층이 사회적 지위를 재생산하기 위해 택하는 불공정의 길.
한 전문가는 이들이 다시 '부모 찬스'를 활용해 우리 사회 지도층이 될 거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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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희원
[단독] "공부 포기? 해외 미대 가면 돼"‥NFT로 포트폴리오
[단독] "공부 포기? 해외 미대 가면 돼"‥NFT로 포트폴리오
입력
2022-06-14 19:53
|
수정 2022-06-1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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