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열차에 불을 지르고 도로를 점거해서 차량과 타이어를 태우고…
인도의 젊은이들이 무언가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시위에 나섰습니다.
정부가 군 복무 기간을 대폭 줄이자, 군대에 더 오래 있게 해달라면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건데요.
왜 그런 건지,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도 수도 뉴델리 북쪽 50km.
열차에서 시뻘건 화염이 쉴 새 없이 나오고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습니다.
열차 창문을 깨뜨리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경고사격까지 하지만, 열차 운행을 막으려 아예 철로에 주저앉아버립니다.
[인도 경찰]
"시위대가 수천 명에 달합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시위대는 도로도 점거했습니다.
불태운 차량에선 검은 연기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타이어도 태워버립니다.
그런데 이 옆에서 단체로 팔굽혀펴기를 하는 남성들도 있습니다.
튼튼하다는 걸 과시하려는 듯 보입니다.
격하게 반발하는 시위.
또 그 옆에서 집단 운동을 하는, 조금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이 상황은 인도 정부의 군복무제도 개편에 항의하기 위해서입니다.
모디 인도 총리는 사흘 전 군 복무기간을 4년으로 줄이고, 4년 후엔 일부에게만 15년 장기복무 기회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현재 군복무는 최대 35년까지 가능합니다.
개편이 되면 군대에서 오래 일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소누/인도 시위대]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존 채용 방식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새 방식에 전적으로 반대합니다."
장기적 경기침체에 코로나까지 겹쳐 인도의 청년 실업률은 21%.
이런 현실에서, 복무기간이 긴 군인은 단연코 인기직종이었습니다.
인도 정부는 복무기간을 줄이면 연금 지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 재정 지출을 줄이려는 게 개편 목적임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시위에 나선 한 청년은 "4년의 군 복무가 끝나면 노숙자 신세가 될 것"이라고 한탄했습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로 풀었던 돈줄을 조이면서 긴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젊은이들의 열차 방화시위가 다가올 실업난의 갈등을 예고한 우울한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MBC 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박진주
인도 열차에 불 지른 이유는?‥"군대에 오래 있게 해주세요"
인도 열차에 불 지른 이유는?‥"군대에 오래 있게 해주세요"
입력
2022-06-17 20:26
|
수정 2022-06-17 21:53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