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3월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울진, 삼척 산불 기억하시죠.
당시 변전소나 송전시설이 불타버린 건 물론이고, 한울 원자력발전소 담벼락까지 불길이 번지면서 불안에 떨어야 했는데요.
기후변화로 건조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산불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원전이나 송전시설을 추가 건설할 때 산불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4일, 경북 울진 산불은 순식간에 한울 원전까지 접근했습니다.
가장 큰 진화헬기와 소방차 40여대가 한울 원전 방어에 투입됐습니다.
진화력이 원전에 집중된 사이, 인근의 변압시설과 전력시설은 새카맣게 타버렸습니다.
송전선로도 4개 가운데 3개 노선이 불타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날 뻔 했습니다.
산불 현장에 다시 가봤습니다.
한울 원전에서 뻗어나오는 4개 송전선로 가운데, 2개가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까맣게 불 탄 소나무 숲 위로 송전선로가 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소나무 숲이 가장 발달한 이 지역에 송전시설이 또 들어선다는 겁니다.
동해안에 신한울 원전 1,2호기와 화력발전소 2곳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인데, 이에 따라 경북 울진과 봉화, 강원 삼척 등 5개 읍면에 송전탑 440여 기가 더 설치됩니다.
[김동조/삼척시 가곡면 번영회장]
"(송전선로 때문에) 헬기가 떠서 진화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컸고 주민들로선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데, 어떻게 살라고 하는 건지…"
하지만 한국전력이 송전시설 건설 부지를 선정할 때, 산불 등은 고려 대상에서 아예 빠져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송전선로를 회피하거나 지하화하거나 이렇게 접근하지 않으면, 산불 위험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송전선로 자체가 산불에 녹아내리는 초유의 재난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산림청 관계자는 마땅한 대책은 없다면서도 "송전선로 주변의 나무를 베어내거나 가지치기를 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전 측도 산불 예방 CCTV 설치 등 다양한 방안을 산림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최기복 /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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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아라
산불은 증가하는데‥발전소·송전시설 취약
산불은 증가하는데‥발전소·송전시설 취약
입력
2022-06-19 20:24
|
수정 2022-06-1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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