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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결혼까지 하자더니‥코인 권한 '외국인 여사친'의 정체

[단독] 결혼까지 하자더니‥코인 권한 '외국인 여사친'의 정체
입력 2022-06-30 20:32 | 수정 2022-06-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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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SNS를 통해서 마치 연애를 하듯이 계속 연락을 주고받다가 돈을 뜯어내는 사기 행각이죠.

    '로맨스 스캠'이라고 부르는데, 수법이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가상화폐 채굴기에 투자하라면서, 수십 명으로부터 거액을 뜯어내는 일이 벌어져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한 30대 남성은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앱에서 30대 대만인 여성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말로 시작된 대화는 매일 얘기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외국인 여성 (녹취)]
    "오늘 잘 지냈어요? 오늘 일이 너무 바빠요."

    강아지와 산책하고, 저녁식사하는 사진 등을 보내는 건 물론 음성메시지도 수시로 보냈습니다.

    [외국인 여성 (녹취)]
    "방금 집에 도착했어요. OO, 잘 자요."

    친밀감이 깊어지자 "보고싶다", "사랑한다"며 결혼까지 제안한 여성은 어느 날 자신이 부업으로 큰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0대 피해자]
    "외제차 이야기를 계속 했어요. 외제차 포르쉐 사진하고 외제차 영상 와 있거든요."

    부업해서 번 돈으로 고급 승용차를 사고 강남의 부동산도 구입하겠다고 한 겁니다.

    관심을 보인 남성이 소개받은 부업은 코인거래소 투자 상품.

    코인 채굴기에 투자하면 하루에 최대 2%씩 이자를 준다는 식이었습니다.

    남성이 10만 원을 넣어봤더니 돈이 불어났고, 출금에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30대 피해자]
    "처음에 이제 소액을 넣었을 때는 인출이 잘 됐거든요. 그래서 저는 세 번 정도 출금을 해봤는데‥"

    속아 넘어간 남성은 대출까지 받아 2억 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중순 갑자기 출금이 막히더니 거래사이트가 폐쇄됐고, 여성은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28명, 17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일부 피해자는 여성과 영상통화까지 했습니다.

    [40대 피해자]
    "영상통화를 했으니까요. 저는 뭐 거기(사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죠. 솔직히요."

    여성이 보냈다는 사진을 확보해 취재진이 검색해봤더니, 모두 한국과 중국의 SNS에서 도용된 다른 여성의 사진이었습니다.

    영상통화도, 합성된 가짜였습니다.

    [한상준/변호사]
    "계절별로 연도별로 사진들을 다 가져오고, 동영상 같은 경우에도 얼굴 딥페이크(deep fake) 기술을 해서‥"

    가짜 코인 거래사이트는 지금도 영국의 유명 코인거래소 이름과 로고를 그대로 베껴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성을 사칭한 SNS 계정도 사진과 이름만 바꾼 채 계속 활동 중입니다.

    전국에서 피해 접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고소장을 토대로 범인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장영근 / 영상편집 :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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