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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참다가 방광염‥옷에도 지린다" 삼성바이오 공장에 무슨 일이

[바로간다] "참다가 방광염‥옷에도 지린다" 삼성바이오 공장에 무슨 일이
입력 2022-07-05 20:24 | 수정 2022-07-0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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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바로간다, 사회팀 지윤수 기자입니다.

    건설 현장에 마련된 간이 화장실이 밖에서 다 들여다보이고, 배관조차 없어서 커다란 통에 배설물을 모아서 버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이런 화장실조차도 부족해서 적지 않은 노동자들이 방광염에 시달리고, 옷에 실수까지 한다고 하는데요.

    바로 제 뒤, 인천 송도에 지어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의 실태인데 오늘부터 연속 보도합니다.

    먼저 화장실부터, 정말 그런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내년 3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단일 공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공장 내부에 있는 남성용 간이화장실입니다.

    때 묻은 소변기가 석유통에 연결돼 있고, 바닥엔 흘러내린 소변을 처리하는 걸레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반투명 가림막이 둘러싸고 있지만 입구가 훤히 뚫린데다 천장은 아예 없어 화장실이 다 내려다 보입니다.

    [여성노동자 A씨]
    "(간이)화장실 존재 자체도 너무 놀랐죠. 서 있는 사람 뒷모습이 쫙 보이는 거예요."

    더 심각한 건 악취와 위생 문제.

    손 씻을 곳이 없는 건 기본이고,

    [남성노동자 A씨]
    "여기는 손 씻을 데도 없고, (작업에) 지장이 생겨서 나올 수 있는 시간도 없고 그러니까 대충 화장실만 급하게 갔다가‥"

    석유통에 소변이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차면 치우기 때문에, 꼼짝없이 악취를 견뎌야 합니다.

    [여성노동자 A씨]
    "석유통을 리어카(손수레)에다 넣어서 끌고 왔다갔다 해요. 그러면 냄새부터 해가지고, 간이 화장실에서 오는구나‥ 너무 충격적이더라고요."

    노동자들이 "모멸감이 느껴진다"며 항의하자 삼성 측은 임시 칸막이만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화장실마저도 없어서 못 쓴다는 겁니다.

    간이 소변기라도 있는 남성과 달리 7층 규모의 공장 건물 전체에 여성 화장실은 아예 없습니다.

    [여성노동자 B씨]
    "'생산동'에 올라가면 우리들은 화장실에 갈 수가 없어요. 물도 생각해서 먹어야 돼요."

    그래서 건물 밖의 화장실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수십 분 대기가 기본입니다.

    여성 노동자가 700명에 달하는데도 외부에 마련된 화장실 변기 수가 39개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150M 떨어진 주차장입니다.

    내부에 화장실 개수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일부 노동자들은 점심시간에 주차장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폭염 속에 물도 마음껏 못 마시고, 일부는 질병까지 얻었습니다.

    [여성노동자 A씨]
    "방광염이 왔었어요. 오줌이 계속 마려운 거예요 아프고‥이 일 하려면 방광염을 달고 살아야 되는구나."

    비인간적인 상황에 내몰리기도 합니다.

    [여성노동자 A씨]
    "생리대를 제때 못 갈아요. 피를 짜냈어요 생리대에 있는 거를‥내가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되나"

    남성 역시 4천2백명 규모에 이르는데, 공장 안팎에 설치된 변기는 간이소변기를 합쳐 127개 뿐이었습니다.

    [남성노동자 B씨]
    "소변 보려 해도 5분 정도는 있어야 되는데 대변 보려면 길게 걸리면 한 30분 정도는‥"

    때로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성노동자 C씨]
    "옷에 X 싸요. 저는 쌌어요 세 번이나. 20명, 30명씩 대기를 하니까‥ 그러면 창피하니까 나와서 다 포기하고 퇴근하고."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삼성 측은 최근 남녀 변기를 각각 14개, 8개 더 설치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부족하다고 호소합니다.

    최근 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공장의 '노동인권'은 최하점을 받았고, 일부 직원들은 거친 말을 적어내기도 했습니다.

    [이상원/전국플랜트컨설노조 위원장]
    "인간의 최소한의 기본 생리 욕구조차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현장이 삼성바이오 현장입니다."

    고용노동부 기준에 따르면 건설현장 화장실은 이동거리 300M 내에 설치돼야 하고, 사방을 완전히 가려야 합니다.

    하지만 인원 대비 필요한 화장실 개수라든가 최소한의 공간, 위생 등에 대한 기준은 제시돼 있지 않습니다.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화장실이 부족한 것을 인정한다"며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열흘 뒤에는 남녀 변기가 20여개 추가되고, 8월부터는 임시 사용승인을 받아 정식 화장실을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취재팀은 이 공장의 열악한 휴게시설 문제에 대해서도 후속 보도를 이어갑니다.

    바로간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허원철 나경운 / 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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