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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스토킹처벌법' 실형은 0명‥40%는 재판도 안 받았다

[집중취재M] '스토킹처벌법' 실형은 0명‥40%는 재판도 안 받았다
입력 2022-07-06 20:10 | 수정 2022-07-0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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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 사건,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과 그 가족을 살해한 '김병찬' · '이석준' 사건.

    이런 끔찍한 강력범죄의 시작은 모두 '스토킹'이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 범죄의 싹인 '스토킹'부터 엄격하게 처벌하자면서, '스토킹 처벌법'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이 됐는데요.

    저희 MBC 법원 출입 기자들이 이 스토킹 처벌법이 적용된 사건들의 1심 판결문을 하나하나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스토킹 처벌법'만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 크리스마스날 하루에만 전 연인에게 115번 전화를 건 가해자.

    전화를 안 받자 241개 문자 폭탄을 보냈는데, "너희 가게를 찾아가 불지르겠다", "답을 안 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협박들이었습니다.

    결국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으로 법정에 세워진 이 가해자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습니다.

    MBC가 법원 판결문 열람시스템에서 최근 2년간 '스토킹' 범죄를 처벌한 판결문 131건을 검토했는데, 스토킹처벌법은 77개 사건에 적용됐습니다.

    폭행이나 감금, 강간 등 다른 범죄 없이 오직 '스토킹처벌법'만 적용돼 재판을 받은 건 35명이었습니다.

    징역형은 없었고, 13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8명은 벌금을 냈는데, 액수는 50만원에서 5백만원까지, 평균 230만원이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처벌 수위는 최대 징역 3년, 벌금 3천만원까지인데, 선고는 훨씬 낮았습니다.

    [김다슬/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정책팀장]
    "'신고해 봤자 난 벌금 조금 내면 된다'라는 식으로 또 협박을 하기도 하기 때문에‥"

    나머지 14명, 40%는 공소기각, 즉, 처벌 없이 재판이 중간에 멈췄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합의가 이뤄진 경우 아예 공소 자체가 기각되는 겁니다.

    [김정혜/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반의사불벌죄'라는 거는 '피해자가 용서하면 이것은 처벌할만한 범죄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기도 하고요. 계속해서 접근해서 반의사불벌 의사를 표시하라고 협박하거나‥"

    밤늦게 헤어진 연인 집 창문을 두드리며 이름을 부르고, "죽이겠다"며 협박한 사람, 아무리 연락을 피해도 공중전화와 SNS 쪽지, 온라인 게임 채팅까지 동원해, 수십번 연락을 시도한 가해자, 모두 전 연인이 합의해줬다는 이유로, 처벌 없이 재판이 마무리됐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이종혁 / 영상편집 : 양홍석 유다혜 / 삽화 : 하상우 / 자료조사 : 김다빈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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