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경기도 평택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굴착기에 치여서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 굴착기가 정지 신호도 무시하고 횡단보도로 돌진하는 장면이 사고 당시 영상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경기도 평택의 한 초등학교 앞.
교차로를 지난 굴착기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횡단보도 쪽으로 직진합니다.
주행 신호등에는 빨간불과 좌회전 신호가 들어와 있는데도 그냥 지나간 겁니다.
잠시 뒤, 굴착기에 치인 아이들이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굴착기는 그대로 사라지고, 사고를 목격한 시민이 깜짝 놀라 뛰어옵니다.
[목격자]
"거기서 신호를 멈추고 있었어요. (굴착기가) 서겠지 하고 했는데 여기서 이제 치고 그냥 가는 거예요."
구급차량이 도착했지만 학생 1명은 숨졌고, 다른 1명도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파란불이 들어와 횡단보도를 건넜을 뿐인데 난데없는 참변을 당한 겁니다.
[오윤진/학부모]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까 너무 비통합니다. 강력한 단속이 지금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고요."
사고 현장 앞에는 이렇게 아이를 추모하기 위한 꽃과 과자가 놓여 있습니다.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집에 돌아가면서 국화꽃 한 송이씩을 올려뒀습니다.
인근 병원에는 숨진 아이의 빈소가 차려졌습니다.
베트남에서 결혼 이주로 국내에 들어와 힘겹게 딸을 길러온 어머니는 가해 운전자를 엄벌해달라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누엔티 황눙/피해 학생 어머니]
"법도 더 강하게 이렇게 바꿔주세요. 우리 딸처럼 불쌍한 애들이 발생 안 하면 좋겠어요."
하지만 경찰은 운전자에 대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사망사고를 가중처벌하는 '민식이법'은 물론, 뺑소니 사망사고를 처벌하는 조항도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굴착기의 경우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로 인정되는 건설기계 11종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굴착기가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 30km를 넘겨 과속했는지에 대해서도 도로교통공단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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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현지
신호 무시하고 돌진한 굴착기‥"파란 불에 건넜을 뿐인데"
신호 무시하고 돌진한 굴착기‥"파란 불에 건넜을 뿐인데"
입력
2022-07-08 20:26
|
수정 2022-07-1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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