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임지은
왜 수사 안되나 봤더니‥엉뚱한 곳에 의뢰하고 허송세월
왜 수사 안되나 봤더니‥엉뚱한 곳에 의뢰하고 허송세월
입력
2022-07-22 20:30
|
수정 2022-07-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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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년 전 전남 곡성군에서는 집중 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주민 다섯 명이 숨졌는데요.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도 수사가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를 해 봤더니 검찰이 사고 검증을 엉뚱한 곳에 의뢰해 놓고 허송세월 하다가 수사가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2020년 8월.
전남 곡성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한 마을을 덮쳤고 주민 다섯명이 숨졌습니다.
주민들은 산사태 원인을 국도 확장 공사로 지목했습니다.
[김양호/전남 곡성군 성덕마을 (2020년 8월)]
"저기서 발파를 하면 '쿵쿵' 소리가 나더라고. 산사태가 날 자리가 아니야, 우리 평생을 살아도…"
합동조사단을 꾸려 전문가 자문을 구한 경찰은 이 사고가 안전 조치가 미흡해 일어난 인재라며 공사 관계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나도록 이 사건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검찰은 과실 혐의 입증을 위해 산업안전보건공단에 검증을 요청했습니다.
무려 열 달 뒤에 온 답변은 검증 결과가 아니라 '우리 업무가 아니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 사고를 조사하는 곳이지 주민이 숨진 산사태를 조사하는 곳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남동부지사 관계자]
"아무 관련도 없는데 저희 쪽에 광주지검에서 말씀대로 잘못 보낸 것이잖아요. 잘못 보낸 문서잖아요."
결국 검찰이 검증을 의뢰하는 데 8개월, 공단이 회신하는 데 10개월 무려 1년 6개월의 시간을 낭비한 셈이었습니다.
뒤늦게 다시 수사를 시작한 검찰의 입장을 듣기 위해 찾아갔는데,
"안녕하세요, MBC에서 나왔는데요."
검사와 수사관은 전력질주를 시작합니다.
[광주지방검찰청 관계자]
<하나만 좀 여쭤볼게요.>
"..."
<현장에서 뭐하고 계신 거예요? 어떤 조사하고 계신 거예요?>
"..."
수사기관만 믿고 있던 유족들은 이제 이런 검찰을 더이상 믿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윤영미/전남 곡성 산사태 피해자 유족]
"유가족들이 알 수 없는 무언가 압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무슨 담합이 되지 않았을까 의문스러운 점도…"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 /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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