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물가가 크게 오르면 취약 계층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죠.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같은 정부의 여러 복지 제도는 소득을 기준으로 그 대상자가 선정이 되는데요.
유례없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서 소득 기준을 어느 정도 올릴 것인지를 놓고 진통이 큽니다.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서울 탑골공원.
1백 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인근 급식소가 문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료급식소 이용자]
"<첫 번째로 앉아 계신데 몇 시에 오신 거예요?> 5시, 한 5시 반. <5시 반이요?> 네."
대다수는 형편이 어려운 기초생활보장수급자들.
식비라도 줄여보려는 겁니다.
[무료급식소 이용자]
"간단한 거나 싼 것, 몇천 원짜리 이런 정도나 먹어야지 만 원 넘어가는 건 살 생각도 안 하고…"
높아진 물가에 돈을 아끼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무료급식소 이용자]
"(정부에서 받는 돈이) 58만 원인데 부족하죠. 택도 없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요."
이런 취약계층의 생계보장을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76개 복지사업의 대상과 지원 규모는 '기준 중위소득'으로 결정됩니다.
올해 1인 가구 기준으로 월 194만 원.
생계급여는 월 소득이 이 금액의 30% 이하, 의료급여는 40%, 주거급여는 46% 이하인 사람들이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3년간 가구 소득 증가율에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매년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합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유행을 이유로 인상폭이 3%대로 제한됐지만, 올해는 인상폭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물가가 오르면서 사실상 수급비가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무엇보다 2020년 기준 통계청이 조사한 실제 중위소득은 211만 8천 원으로, 당시 기준 중위소득 175만 7천 원과 차이가 큽니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물가 인상률을 따라잡기 위해서 추가적인 인상 반영을 하지 않는다면, 수급자들의 삶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또 한 번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지난해보다도 증가율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오늘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어 내년도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하려 했지만, 위원들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MBC 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정우영, 김준형 / 영상편집: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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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준범
"고물가에 한계상황"‥'복지 기준' 놓고 진통
"고물가에 한계상황"‥'복지 기준' 놓고 진통
입력
2022-07-25 20:40
|
수정 2022-07-2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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