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통령실이 지난 정부의 '청와대 국민청원' 대신 여론을 수렴하는 장으로 새로 만든 게 '국민제안'입니다.
올라온 제안 중에 투표로 3개를 골라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는데, 막상 투표를 진행해보니 중복 투표가 많아서 우수제안을 고를 수가 없었습니다.
여론 왜곡을 막기 위한 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건데요.
신수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대통령실은 전 정부의 국민청원 제도에 문제가 있었다며 새로운 제안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국민제안'입니다.
[강승규/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6월 23일)]
"용산 대통령실은 더 이상 구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를 유지하지 않고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
대통령실은 자체 선별과 심사위원회 판단에 따라 우수제안 10개를 골라, 열흘 동안 온라인 투표에 부쳤습니다.
제일 많이 표를 얻은 3개를 국정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투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57만 7천여표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런데 국민제안 10개 모두 추천수가 56만에서 57만 정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투표 진행 과정에서 다수의 어뷰징, 즉 중복 전송이 나타나 우수 제안 3건을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IP에 의한 다수의 어뷰징 사례를 차단하려 노력했지만 끊이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니까 특정 제안의 추천수를 고의적으로 높여 정책으로 채택시키려는 여론 왜곡 움직임이 있었다는 겁니다.
제안은 실명 인증을 해야 올릴 수 있었지만, 투표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로그인 절차 없이도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에, 예상됐던 문제란 지적도 나옵니다.
[강승규/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6월 23일)]
"여론을 좀 왜곡한다든지 매크로 방지를 통해서 여론을 만드는 이러한 방지를 위해서 100% 실명제로 운영됩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숙고해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통령실 명칭 대국민공모에 이어 이번 국민제안 선정까지,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해놓고 번번이 무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종일/영상편집: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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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수아
57만 명 투표했지만‥"어뷰징"에 무산된 국민제안
57만 명 투표했지만‥"어뷰징"에 무산된 국민제안
입력
2022-08-01 19:58
|
수정 2022-08-0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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