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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올라가고는 싶지만"‥반지하 떠나면 어디로?

"위로 올라가고는 싶지만"‥반지하 떠나면 어디로?
입력 2022-08-11 20:07 | 수정 2022-08-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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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이번에도 반지하 주택 같은 저지대에 있는 취약 계층들의 주거지에 집중이 됐죠.

    김정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20년 안에 반지하 주택을 없애겠다는 서울시의 대책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들어봤다고 합니다.

    함께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지붕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너져 있고, 아스팔트는 산산조각났습니다.

    곳곳의 집들이 무너져 버렸고 가재도구가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나마 붕괴를 면한 집도 안에 들어가 보면 수마의 흔적이 뚜렷합니다.

    빗물이 들어찬 지 나흘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방바닥이 젖어 있어서 보시다시피 바닥에 수건을 놓고 말리고 있습니다.

    [구룡마을 이재민]
    "냉장고 밑에도 흙이 쌓이고 침대도… 그거 치우고 들어가서 살(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바닥보다 낮은, 서울 구로구의 반지하 주택.

    그날 밤, 바닥과 맞닿은 곳에 뚫린 창문으로 순식간에 빗물이 들어찼습니다.

    [서남숙/반지하 주택 거주자]
    "문을 여니까 확 쏟아지더라고요. 물속으로 내가 이렇게 휩쓸려 들어갔더라니까. 침대니 뭐니 냉장고니 싹 다 넘어져 있는데…"

    쏟아진 빗물에 냉장고와 침대가 그대로 물에 잠겨 떠다니고 있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이곳 반지하 방엔 여전히 물이 차있습니다.

    동작구의 또 다른 반지하 주택에 가봤습니다.

    잔뜩 물을 머금었던 벽지는 바닥에 흘러내렸고, 장판도 뜯어져 나갔습니다.

    모든 살림살이가 진흙을 뒤집어썼습니다.

    이번 폭우로 반지하 주택 주민만 4명이 숨지자 서울시는 앞으로 지하나 반지하에 주거공간 허가를 내주지 않고, 이미 지어진 곳도 20년 안에 모두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제여건상 반지하에 살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의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일 거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서남숙/반지하 주택 거주자]
    "위로 올라가면 좋지요. 여유가 안 돼서 그러는데, 없는 사람이 밑에 사니까."

    [임언규/반지하 주택 거주자]
    "나라에서 혜택을 많이 준다거나 그러면 할 수 있겠죠."

    서울시가 주거 취약계층에게 제공한다는 주거 비용 지원금은 1인가구 기준 월 8만 원 수준.

    하지만 서울 빌라의 지하층 전세금만 벌써 1억을 넘긴 상황입니다.

    [이미현/참여연대 경제팀장]
    "이 금액으로는 지하 방에서 지상의 어떤 양호한 질적으로 괜찮은 주택으로 주거 상향을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공공임대주택의 대규모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십만 가구에 달하는 반지하 주택을 없애려면 체계적인 주거 사다리 정책이 준비돼야 할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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