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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에 묻힌 '매더피골'‥전기도 물도 모두 끊겨 주민 고립

산사태에 묻힌 '매더피골'‥전기도 물도 모두 끊겨 주민 고립
입력 2022-08-11 20:09 | 수정 2022-08-1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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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나흘동안 500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진 강원 영서 지역의 산간 마을에는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오갈 데가 없어졌습니다.

    전기도, 물도, 길도 끊어져서 완전히 고립이 됐는데요.

    이병선 기자가 산길을 뚫고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새벽 6시, 벼락처럼 흙더미가 쏟아졌습니다.

    7가구 8명의 주민이 사는 강원도 횡성의 매더피골.

    갑작스런 산사태는 전기도, 길도 끊어놨습니다.

    밀려 내려온 어마어마한 양의 토사에 농경지는 아예 사라져버렸고,

    창고는 폭삭 무너져버렸습니다.

    하루 만에 다시 찾은 현장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만 해도 50mm 넘게 추가로 내렸는데요.

    바닥을 보시면 도로를 어느 정도 복구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있고요,

    왼쪽을 보시면 산에서부터 굴러떨어진 나무들이 방치돼 있어,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계곡을 끼고 옹벽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그 끝을 보면 포탄에 맞은 것처럼 움푹 패였습니다.

    토사에 그대로 직격당한 곳입니다.

    그 오른편으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원생활을 꿈꾸며 산간 마을에 자리 잡은 주민들은 산 위에 있는 윗마을과 계곡 근처에 있는 아랫마을에 나뉘어 살고 있었습니다.

    어제 고립됐던 건 윗마을 주민들인데, 하나밖에 없는 도로가 사라지자 폭우 속에서 산 능선을 타고 6시간이나 걸어 탈출해야 했습니다.

    [김용상/윗마을 주민]
    "<어제 저쪽에서 어떻게 나오셨어요, 나올 때?> 능선으로. <능선으로 따로?> 네."

    당장 갈 곳이 없는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구호물품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습니다.

    [유택열/윗마을 주민]
    "다 생활용품이네, 장갑, 휴지. <정말 별것이 다 있구나.> 수건…"

    [유택열/윗마을 주민]
    "(귀촌해서) 먹을 거… 먹을 거나 농사짓고 그렇게 살려고 했던 거예요. 비가 좀 개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야 복구가 되지."

    지금도 윗마을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토사에 잠겨 있습니다.

    물을 잔뜩 머금은 흙더미는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 나가기가 힘듭니다.

    거의 '뻘' 수준입니다.

    "발 조금만 잘못 디디면 완전히 무릎까지 올 거 같은데…"

    이런 상태로 이동이 가능한 곳까지 걸어가 봤지만, 불과 200미터 위에 있는 주민들의 집에 다가가는 건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윗마을로 접근하는 길은 이쯤에서 끊겨 있습니다.

    더 이상의 접근은 어려운 상태입니다.

    복구는커녕 집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

    [박영기/강원 횡성군 속실리 이장]
    "비가 계속 오고 있어서 장비가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가 없어요. 어제부터 오늘 이틀째 하는데 10%도 못 한 것 같아요, 아직까지. 응급복구만 한 10일 정도는 걸려야 대충 (됩니다.)"

    당장 비가 그쳐야 복구작업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데 이곳 횡성군 청일면에는 오늘만 야속한 비가 100mm 넘게 내렸습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

    영상취재: 차민수 / 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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