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남재현

[단독] 가명 '김봉진'‥제대 후에도 밀정이었나?

[단독] 가명 '김봉진'‥제대 후에도 밀정이었나?
입력 2022-08-12 19:47 | 수정 2022-08-12 20:01
재생목록
    ◀ 앵커 ▶

    앞서 보신 문건에서 드러난 군복무시절 학내 밀정활동이 제대 후 노동운동 현장에서도 이어진 거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순호 국장의 군 제대 이후 행적에 이상한 점이 많기 때문인데요.

    위장취업까지 하며 노동운동에 투신한 그가 갑자기 잠적한 시기에 주변 동료들이 줄줄이 경찰에 잡혀갔고, 반면 핵심인물이었던 김 국장은 처벌은커녕 경찰에 특별채용돼 초고속으로 승진했습니다.

    남재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85년 7월, 김순호 국장은 군에서 제대한 뒤 바로 노동현장으로 뛰어듭니다.

    김 국장은 MBC 취재진과 만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던 부천지역 중소공장을 돌며 노조 설립을 돕는 일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위장취업을 위해 사용한 가명은 김봉진.

    적극적인 활동을 계속하던 88년 2월.

    김 국장은 함께 활동했던 동지들과 함께 인천부천지역민주노동자회, 인노회에 참여합니다.

    인노회는 인천과 부천, 부평 세 지역에 200명 안팎의 조직원을 둔 노동운동 단체였습니다.

    당시 김 국장이 맡았던 직책은 부천지역 분회장. 이후 조직이 커지면서 부천지역 최고 책임자인 지구장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김 국장은 돌연 잠적했습니다.

    김순호 국장은 주체사상에 깊은 회의를 느껴 연락을 끊고 고향으로 내려갔다고 주장했지만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동지들은 까맣게 몰랐습니다.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 전 회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워낙 성실했었고. 본받을 점이 많은, 너무나도 활동도 활발히 잘하고…"

    공교롭게도 김 국장이 잠적한 89년 3월을 전후해 인노회 회원들이 줄줄이 경찰에 연행되고 15명이나 구속됩니다.

    죄명은 국가보안법 위반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노회 핵심인물이었던 김 국장은 구속도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당시 주변 동료들은 군 제대 이후 노동운동 현장에 있을 때도 계속 밀고를 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 전 회원]
    "(경찰이) 조직표까지 만들어서 갖고 있었다는 거예요. <가명에, 본명까지?> 일부는 본명까지. 저도 모르거든요. 조직 책임자인 지회장만이 알죠."

    실제로 당시 보안사가 작성한 특변자 활용 중간보고라는 문건을 보면, 군 전역자를 대학 내 대공 공작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 국장은 잠적 몇 달 뒤 보안업무에 전문지식을 가진 자라며 경찰에 특별채용됐습니다.

    경찰이 된 뒤 치안본부장상과 경찰청장상,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는데, 모두 범인 검거 유공으로 기록돼있습니다.

    1994년에는 범인검거와 보안업무 유공으로 일주일 만에 경찰청장, 검찰총장 표장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이런 공을 바탕으로 89년 8월 경장에서 경사, 경위에서 경감까지 초고속 승진을 하는데 9년밖에 안 걸렸습니다.

    [경찰 관계자]
    "그때 경감은 상당히 고위층이었어요. 특진인데, 엄청난 공적이 있었다는 얘기죠."

    하지만 김순호 국장은 MBC에 "경찰과 거래는 없었고 당시 동료들을 밀고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조기범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