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독립운동을 하면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계봉우 지사.
해방된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이국 땅 카자흐스탄에서 생을 마쳤는데요.
올해 광복절을 맞아서 계 지사의 증손자가 한국 국적을 갖게 됐습니다.
증조할아버지가 그렇게 지키려 했던 우리말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상빈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1920년 독립신문 1면에 연재된 '의병전'.
역사학자이자 국어학자인 고 계봉우 지사가 의병전쟁을 인물 중심으로 기록했습니다.
상해 임시정부의 입법부,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낸 계 지사는 북간도에서 조선말을 가르치고 한인의 삶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해방된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카자흐스탄에서 1959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학교 천장을 고치는 중년의 일용직 근로자.
카자흐스탄 이름이지만, 성씨는 증조할아버지에게 물려받았습니다.
바로 계봉우 지사의 증손자 계 에두아르드 씨입니다.
[계 에두아르드/계봉우 지사 증손]
"(한국에서) 5년 동안 나쁜 사람은 거의 못 만나본 것 같아요. 다 친절하고, 웃어주고 항상 잘 도와줬어요. 안전하기도 하고, 일도 있고. 장점밖에 없는 것 같아요."
2017년 생계를 위해 한국을 찾아왔습니다.
일용직으로 일해 돈을 벌어 카자흐스탄의 어머니와 아내, 세 자녀에게 부치면서 월 40만 원짜리 여관방을 전전해 왔습니다.
[권오찬/인력사무소 사장]
"(거래처 사장님들이) '내일 또 우리 에두아르드 보내주세요.'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고… 거래처 사장님들이 인정을 했다는 이야기지."
2019년 증조 할아버지의 유해는, 그리던 고국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광복절, 계 씨는 한국 국적을 얻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살 꿈에 부푼 계 씨는 증조부가 지키려던 조선의 말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계 에두아르드/계봉우 지사 증손]
"(카자흐스탄 정부가) 언어와 문화를 잊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제 꿈이에요. 쉬는 시간에 어떻게든 한국어를 배워보려고 하고 있어요.
정부가 지원하는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은 4백여 명.
하지만, 지원은 손자녀까지입니다.
에두아르드 씨처럼 아무 지원이 없는 증손 이상 후손 규모는 정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 에두아르드/계봉우 지사 증손]
"당연히 자부심이 있죠. 증조할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는지에 대해 알게 되어서 더 자랑스러웠어요."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양홍석 / 자료제공: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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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상빈
'한국인' 된 유공자 후손‥"증조 할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인' 된 유공자 후손‥"증조 할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입력
2022-08-15 20:35
|
수정 2022-08-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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