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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이 간다] K-드라마에 빠진 일본 K-소주에 취하다

[특파원이 간다] K-드라마에 빠진 일본 K-소주에 취하다
입력 2022-08-16 20:26 | 수정 2022-08-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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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저는 지금 도쿄의 신오쿠보 한 골목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은 일본 내 한류의 성지로 불리는 곳인데요.

    주변을 둘러보면 한글 간판, 한국 음식들.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제가 직접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손님들을 만나보겠습니다.

    ◀ 리포트 ▶

    삼겹살과 곱창전골 등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 안은 젊은 손님들로 꽉 차 있습니다.

    테이블마다는 초록색 병이 놓여있습니다.

    한국 소주입니다.

    능숙하게 소주잔에 술을 따라 마시는 모습이 마치 한국 사람 같습니다.

    [하가 유스케]
    "친구 추천이라고 할까요? (소주가) 맛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마시기 시작했어요."

    [이시가와 토와]
    "(소주가) 인기 있는 이유는 마시기 편하고, 초록 색깔 술병이 일본에 별로 없어서 멋있어서 사먹기도 합니다."

    밤에만 마시지도 않습니다.

    밖이 훤한 대낮부터 단짝 친구와 낮술을 즐기는 자리에도 한국 소주가 함께 있습니다.

    [야마우치 하루]
    "평소에는 하이볼이나 달지 않은 술을 마시는데, 소주는 달지만 뭔가 산뜻하다고 할까, 마시기 편해요."

    도쿄에서, 이른바 K-소주의 유행은 코로나 기간 동안 지루한 실내 생활을 버티게 해 준 한국 드라마가 불러 일으켰습니다.

    슬플 때 마시고 외로울 때 마시고.

    소주를 마시면서 감정을 풀고 마음을 달래는 드라마 주인공들을 보면서 좀처럼 속을 잘 표출하지 않는 일본인들이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배운 걸까요?

    [와타나베 아이리]
    "오늘은 너무 짜증이 나서…엄청 술에 취하고 싶고, 취하고 싶을 때 (소주를) 마시려고요."

    과일이나 탄산을 섞는 현지화 전략에다 비교적 가벼운 술을 선호하는 일본 젊은 남성들까지 끌어당기면서 소주 인기는 폭발적입니다.

    점유율 1위인 참이슬은 작년 매출이 코로나 발생 이전에 비해 10배나 늘었고, 2위인 좋은데이도 2년 만에 세 배 가까이 판매량이 폭증했습니다.

    [이이다 리나/한국식당 매니저]
    "원래 신오쿠보에는 젊은 여자 손님들이 많았습니다만,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남자들도 소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냉랭한 한일 관계를 뛰어넘는 한국 드라마의 힘은 소주뿐 아니라 다른 먹거리로도 확산돼 일본에서 또 한 번의 한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본 남부 고치시에도 우리나라 마트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식품점이 최근 문을 열었습니다.

    된장, 고추장, 김치, 김, 라면 등 한국 제품만 판매하는 곳이지만 손님은 모두 일본 사람들입니다.

    [상점 손님/고치현 고치시]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배우들이) 이런 것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 북부, 삿포로시도 비슷합니다.

    한국 화장품과 마스크, 심지어 마스크 스트랩까지.

    드라마에 한번이라도 등장한 제품들은 불티나게 팔리며 삿포로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도쿄나 오사카에만 있던 떡볶이 전문점도 삿포로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카미바야시 치아기/삿포로 떡볶이 식당 주인]
    "도쿄나 오사카에는 코리안 타운이 있습니다만, 삿포로에는 없었습니다. 이 가게에서는 한국 본고장의 맛을 먹을 수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현영준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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